옥련-원창동 입주 업체들, 개발사업으로 쫓겨날 처지마땅한 대체용지 못찾아 시름… 市 “조만간 대책 마련”
7월 중순 인천시에 기부되는 인천 서구 원창동 388 일대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입구. 6월 말까지 중고차 수출업체는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한국 중고차 수출단지의 메카인 이 지역들의 중고차 수출업체는 560여 곳에 이르며 1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한국 중고차 수출은 지난해 28만9161대로 15억3000여만 달러(약 1조79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중 80%가량이 인천의 중고차 수출단지를 통해 수출된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가 중고차 수출업체들의 고충을 파악하는 등 대책 찾기에 나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곳에서 4년째 중고차 수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선진물류 이진철 사장(39)은 몇 개월째 중고차 이전 용지를 찾고 있지만 마땅한 땅을 찾지 못해 시름에 빠졌다. 이 회사는 칠레, 파라과이 등 남미와 동남아시아 라오스 등에 매월 150대의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다. 이 사장은 “한진중공업이 중고차 수출용지의 빗물 배수관을 용량보다 작은 것을 설치하는 바람에 몇 년 전 수출차량 40여 대가 침수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며 “송도보다 절반 정도 임차료가 저렴해 이곳을 이용했는데 쫓겨날 처지에 놓여 앞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곳의 중고차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집중호우로 수출단지 내 도로 곳곳이 파여 도로 포장을 하려고 했지만 한진 측이 이를 막는 바람에 망가져 버린 도로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수구 옥련동 송도 일대 중고차 수출단지도 이 일대 송도유원지 개발계획에 따라 8월 말까지 모두 이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곳에 입주한 중고차 수출업체들은 대우송도개발㈜이 소유한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용지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 용지에는 2014년까지 테마파크 조성사업 실시계획 인가가 이미 나 있어 개발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 것.
중고차 바이어 아마드 타비트 씨(45·이라크)는 “품질 좋은 한국 중고차 수입을 위해 인천에 평균 2, 3개월 머물기도 한다”며 “현재 수출단지가 인천항과 가까워 업무가 원활한데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영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현재 어려움에 처한 중고차 수출업체를 위한 대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조만간 이를 발표할 것”이라며 “중고자동차 수출은 인천항 물동량 창출은 물론이고 관련 산업 육성 등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보호, 육성해야 할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