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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년간의 근현대 유산 보존 나선다

입력 | 2012-06-08 03:00:00

문화재法 보호대상서 빠진 경교장-박경리 생가 등 포함




육당 최남선이 살았던 저택 ‘소원’은 2003년 세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췄다. 건물주가 새 건물을 지으려고 철거해버렸다. 육당의 흔적은 바위 하나와 기념비 하나뿐이다. 시인 박목월과 소설가 현진건의 생가도 건물주의 무관심 속에 사라졌다. 서울시는 이런 ‘역사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20세기 이후 근대 유산을 발굴해 보존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이날 ‘근현대 유산의 미래유산화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미래유산보존위원회’를 7월 구성해 보존 대상을 심의하기로 했다. ‘미래유산’이란 역사 예술 학술 생활사적 가치가 있어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하는 근현대 유산을 말한다. 시는 1900∼2000년에 만들어진 유산을 보존 대상으로 정하고 이 중 문화재보호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유산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시는 이달부터 보호가 시급한 사업지 5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여기에는 강북구 수유동 순국선열 16위 묘역, 종로구 경교장, 이화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 옛 중앙정보부 건물, 박경리 생가 등이 포함됐다. 역사적 가치의 논란이 일 수 있는 유산도 ‘선 보존, 후 판단’ 방침하에 보존하기로 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