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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20% 이상을 임차료로 내는 ‘주거빈곤층’

입력 | 2012-06-05 03:00:00

기초수급자는 58%… 차상위층은 78%




정부는 빈곤층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10년 12월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년간 1만8000가구를 먼저 조사한 뒤 이 가운데 4000가구를 심층 분석하는 식이었다. 빈곤층 규모와 가구의 특성, 소득, 건강상태 및 소비지출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4일 발표한 보고서에 담겼다.

이에 따르면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을 포함한 빈곤층 총규모는 전체 인구의 7%(340만 명)로 2006년의 323만 명(6.7%)보다 약간 늘었다. 이 기간 기초수급자 수는 155만 명으로 비슷했지만 차상위계층은 2006년 170만 명에서 185만 명으로 늘었다.

빈곤층은 1인 가구 비중이 높았다. 1인 가구가 전체의 24%였는데 이 중 기초수급자가 60.7%, 차상위계층이 60%였다. 빈곤층 10명 중 6명은 혼자 사는 셈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거. 임차료가 월소득의 20%를 넘는 ‘주거 빈곤층’은 기초수급자의 58.3%, 차상위계층의 78.5%나 됐다. 기초수급자보다 차상위계층이 더 열악하게 지낸다는 점이 새로 확인됐다.

또 만성질환자가 있는 가구가 기초수급자는 63.8%, 차상위계층은 58.3%로 일반 가구의 2∼3배였다. 빈곤층의 72.6%는 진료비 부담 탓에 치료를 중도 포기했다. 특히 의료급여 1, 2종을 통해 입원비와 외래진료비 혜택을 대폭 받는 기초수급자보다 차상위계층의 부담이 컸다. 차상위계층의 90%는 “진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들 계층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공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이 높았다. 국민의 49.4%가 공적연금에 가입했지만 기초수급자는 10.1%에 불과했다. 빈곤층은 신용불량에도 시달리고 있다. 일반 가구가 신용불량 상태를 경험한 비율은 5.1%인 데 비해 기초수급자는 17.4%, 차상위계층은 11.9%였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