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번역원 ‘제2의 엄마를 부탁해’ 발굴… 해외진출 본격 지원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지원 대상 작가는 모두 18명. 대부분 문단의 ‘허리’에 해당하는 작가들이다. 지원 대상 작품으로는 지난해 출간돼 각각 20만 부 넘게 판매된 정유정의 ‘7년의 밤’과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비롯해 올해 출간된 성석제의 ‘위풍당당’, 김영하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연수의 ‘원더보이’가 선정됐다. 이 작품들은 지난해와 올해 국내 소설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한국 문단의 ‘신상품’을 발 빠르게 미국에 전달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밖에 김언수의 ‘캐비닛’, 이응준의 ‘국가의 사생활’, 이승우의 ‘한낮의 시선’,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최윤의 ‘마네킹’, 박형서의 ‘새벽의 나나’, 박민규의 ‘핑퐁’, 김경욱의 ‘천년의 왕국’, 김사과의 ‘미나’, 심윤경의 ‘달의 제단’, 임철우의 ‘이별하는 골짜기’가 포함됐다.
이 작품들은 영문으로 샘플 번역을 한 뒤 미국 대형 출판사들에 출간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미 영문판이 나온 천운영의 ‘생강’과 강영숙의 ‘리나’는 프랑스어 샘플 번역의 혜택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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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선정의 공정성에 대해 김 원장은 “선정위원회에 추천을 일임해 번역원이 개입하지 않았다. 선정되지 않은 작가들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대한 다양하고 대중성 있는 작가를 선정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번역원은 지원 대상 작품이 해외에서 출간될 경우 현지 사인회와 언론간담회를 여는 등 홍보에 주력해 또 다른 한류 문학의 탄생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번역원은 ‘문학 한류 기반 조성’이란 사업으로 정부 예산 3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는 현지에서 14만 부가 판매되고, 32개국과 판권 계약을 하는 성과를 거두며 ‘문학 한류’의 토대를 닦았다. 김 원장은 “미국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열기가 뜨거운데 한국의 정신문화에 속하는 문학의 진출도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여건이 좋아진 것도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 원장은 “지금까지는 번역원이 직접 해외 출판사를 알아보다 보니 주로 영세한 출판사에서 책이 나와 현지 판매가 저조했다. 앞으로는 국내외 유명 에이전시를 통해 미국의 메이저 출판사를 직접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