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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환수의 휘슬]NC 거부론에 발목 잡힌 야구 1000만 관중의 꿈

입력 | 2012-05-04 03:00:00


프로야구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현대가 해체를 결정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투자 전문 회사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를 운영하는 넥센 이장석 대표다. 거대 기업 KT가 창단 의사를 철회하자 7구단으로 뒷걸음질 쳐선 안 된다는 야구계의 절박함이 이름도 생소한 센테니얼에 원군이 됐다. 넥센은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할 때 낸 400억 원보다 훨씬 적은 120억 원에 서울 연고권까지 얻었다. 그러나 창단도 하기 전부터 나쁜 뉴스를 쏟아냈다. 창단 가입금 분납 요구에 이은 연체, 담배업체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 혹독한 연봉 삭감, 선수 팔아 운영비 충당하기. 매년 팀 성적은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5년이 지난 지금 넥센의 변신은 놀랍다. LG로 보냈던 이택근을 더 비싼 값에 데려온 데다 김병현을 영입했고 직원 연봉도 대폭 인상했다. 흑자 경영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팀 성적도 올라 창단 후 처음으로 4월 승률 5할대를 기록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700만 관중 돌파를 바라보는 프로야구의 전성기는 넥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9구단, 10구단 창단 욕구가 분출했다. 결국 지난해 NC가 창원을 연고로 9구단 창단을 승인받았다. 올해 2군 리그에 처음 참가하는 NC는 7구단 빙그레, 8구단 쌍방울의 전례를 들어 내년 1군 진입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답을 주지 않았다. 게다가 삼성 롯데 등 일부 구단은 10구단 창단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롯데 장병수 사장을 본보가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하면 반대 논리는 이렇다. “NC가 내년에 1군에 합류하면 리그의 질이 떨어진다. 원래 2014년 1군 진입을 약속하지 않았는가. NC가 한 해 2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감당할 능력이 되는가. NC가 중간에 떨어져 나가면 전체가 부메랑을 맞는다. 9구단 체제에선 한 구단이 매일 쉬어야 하니 경기 수가 줄어든다. 10구단을 하겠다는 기업이 당장에 나올 리 없다. 있다고 해도 3∼4년은 준비해야 한다.”

먼저 NC의 능력을 의심하는 대목은 원인 무효다. 당시 롯데는 반대했지만 9구단 창단은 이사회를 거쳐 구단주 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소급해 따질 사안이 아니다. 리그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예상된다. 그렇다고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2군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기 수는 팀 입장에선 줄어들지만 전체는 늘어난다. 게다가 NC는 2014년을 약속한 적이 없다.

더 큰 문제는 10구단 창단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다. 장 사장도 지적했듯이 9구단 체제는 리그 운영에 문제가 있다. KBO 관중 예측 보고서에 의하면 10구단이 돼야 1000만 관중이 가능해 파이를 왕창 키울 수 있다. 모범답안은 아니지만 넥센의 성공사례도 있다. 10구단 준비에 그렇게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면 하루라도 빨리 이사회를 열어 창단 승인부터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대기업 위주의 8구단 체제로 복귀하려는 음모가 진행 중이라고 수군거리는 이도 있다. 넥센이든 NC든 떨어져 나갈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심이다. 선수들을 비롯해 야구인과 팬들은 한마음인데 10구단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스포츠 전문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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