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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전문가들도 “北 열병식 신형미사일 가짜 맞다”

입력 | 2012-04-24 03:00:00

“탄두 6기 모양 모두 다르고 흰색띠 3개도 용도 불분명”




독일의 북한 미사일 전문가 마르쿠스 실러 박사와 로베르트 슈무커 박사는 18일 북한이 군사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미사일 6기가 가짜 모형(mock-up)이라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독일 우주공학 슈무커연구소 소속인 이들은 ‘개와 조랑말의 쇼: 북한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미사일을 탄두와 본체 부분으로 나눠 분석하며 기술적으로 봤을 때 총 6가지 측면(탄두 3, 미사일 3)에서 조악한 수준의 모형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20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북한 미사일은 가짜’라고 말한 것으로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미사일이 가짜라는 내용은) 실러 박사와 슈무커 박사의 보고서 내용을 (내가)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두 부분=우선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물결치듯 두둘두둘한 것은 여러 겹의 내부 목재 프레임 위에 얇은 금속판을 입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짜 탄두라면 대기 재진입 시 공기저항 등을 고려할 때 표면이 이토록 고르지 못할 수 없다. 둘째, 미사일에서 탄두가 분리되는 선이 보이지 않는다. 3단 연료 탱크 부분에 위치한 흰색 띠 부근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못했다. 셋째, 미사일 6기의 탄두 모양이 각기 다를 뿐 아니라 과거 북한의 스커드, 노동, 대포동, 무수단 미사일과도 모양이 다르다. 탄두는 핵무기를 실을 경우 중력, 온도, 제동 메커니즘 등을 고려해 매우 세밀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가지 디자인을 고수하는 게 관례이다.

▽미사일 부분=첫째, 북한이 공개한 이동식 미사일은 크기로 봤을 때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그런데 미사일에 액체 연료용 밸브를 나타내는 동그란 표시가 있다. 고체 연료가 필요한 미사일에 액체 연료 주입구가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둘째, 이동식 발사대에 미사일을 고정시키는 볼트는 대개 미사일 안쪽으로 연결돼 있는데 북한 미사일은 바깥에 있어 발사대와 미사일이 안정적으로 맞춰져 있지 못하다. 셋째, 미사일 6기의 전선관(케이블 덕트) 위치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미사일마다 3개씩 둘러져 있는 흰색 띠는 기능을 알 수 없으며 위치도 제각각이다. 단지 시각적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러 박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실제 ICBM을 개발해놓고 가짜 모형을 공개한 것인지, 실제 미사일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퍼레이드용으로 모형을 만들어 내놓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도 전시용으로 모형 미사일을 내놓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미사일을 제작해 놓은 상태에서 안전을 위해 매우 비슷한 모형을 만들어 내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채널A 영상]‘종이 미사일’ 보며 환히 웃는 김정은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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