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국내 주택시장에 ‘탈(脫)아파트’ 바람이 불고 있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은퇴자들뿐만 아니라 전 씨처럼 젊은 세대 중에서도 단독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소득수준 향상으로 다양한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독주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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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주택 인기 ‘나 홀로 상승’
단독주택 가격도 ‘나 홀로’ 상승세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월 ―0.8%, 2월 ―1.2%, 3월 ―1.6%로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단독주택은 같은 기간 매월 1%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은 출판계에서도 확인된다.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아파트와 바꾼 집’ 등 단독주택 관련 건축 교양서가 잇따라 출간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땅콩주택(한 필지에 두 채를 나란히 지은 집) 건축기 ‘두 남자의 집짓기’는 3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동녘출판사 이상희 부장은 “최근 단독주택 건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크게 늘면서 전문서 위주였던 건축서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 독주 시대’ 저무나
단독주택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주택의 90%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산층의 주요 자산증식 수단으로 아파트가 급부상하면서 단독주택의 인기는 추락했다. 2010년 말 현재 국내 주택에서 단독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7.9%로 아파트(58.3%)의 절반을 밑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단독주택이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은 소득이 높아지면서 주거가치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세대가 대거 등장하고,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떨어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기술 발전으로 난방과 관리가 불편하다는 단독주택의 단점이 상당 부분 보완됐고, 3억∼4억 원으로도 지을 수 있는 땅콩주택이나 조립주택의 등장으로 30, 40대 등 비교적 젊은층의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