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은 지난해 11승을 하고도 “주춤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올 시즌은 시범경기부터 절대에이스로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31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는 류현진. 광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해외파 빅4’ 귀환…시범경기 최다관중 흥행 청신호
만년 하위권 후보 넥센·LG·한화 나란히 선전 주목
2012년 시범경기가 1일 마무리됐다. 각 팀은 2주간에 걸쳐 오프시즌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테스트하며 페넌트레이스를 앞둔 전력점검을 마쳤다. SK는 1일 사직 롯데전에서 1-2로 뒤진 7회 안정광의 만루홈런 등으로 대거 5점을 뽑아 9-2 승리를 거두고 최근 6연승을 포함한 9승4패, 승률 0.692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복귀파 빅4’ 효과, 700만 관중 동원 파란불
3월 17∼18일 이틀간 10만1351명이 입장하며 뜨거운 열기 속에 시작된 올 시범경기는 총 48경기에 35만8561 명이 입장해 역대 시범경기 최다관중기록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46% 증가한 수치로 올 시즌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 700만 관중 돌파에 대한 장밋빛 희망을 품게 했다. 최근 수년간 증폭된 야구붐에 박찬호 김태균(이상 한화)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 등 ‘복귀파 빅4’의 힘이 가세한 결과였다. 하지만 빅4의 기상도는 엇갈렸다. 박찬호(2게임 1패·방어율 12.96)는 잇단 부진으로 불안감을 준 반면 이승엽과 김태균은 각각 빼어난 타율에 2홈런씩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쳤다. 김병현 역시 한번의 등판(1.2이닝 무실점)만으로도 강인한 인상을 심으며 국내무대 연착륙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시범경기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지만 하위권 후보로 꼽히는 넥센 LG 한화의 동반 선전은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넥센은 지난해보다 훨씬 짜임새 있는 공수 전력을 과시하며 2위(7승4패)로 마쳤고, 주축 선수들이 다수 빠져나간 LG 역시 임정우-유강남 ‘서울고 출신 배터리’ 등 여러 신진급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화는 김태균의 복귀로 공격력이 한층 강화됐음을 증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5할에 못 미치는 승률로 하위권에 머문 것이나,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시범경기에서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롯데가 최하위를 마크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괴물 모드’ 조기돌입한 류현진
지난해 투수 4관왕 및 정규시즌 MVP를 거머쥔 KIA 윤석민이 2게임에서 9.2이닝 8실점, 방어율 7.45로 부진했던 가운데, 전문가들이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로 꼽는 한화 류현진은 일찌감치 ‘괴물 모드’로 돌입해 눈길을 끌었다. 2게임에서 1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방어율 0.82의 짠물 피칭을 했다. 지난해 부진에 대한 아쉬움과 올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이 가능한 7년차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등 개인적 동기유발요인까지 겹쳐 초반부터 ‘올해는 류현진의 해’임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