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대를 산 두사람 ‘혁신’의 꿈은 같았네
2007년 10월 열린 루이뷔통 패션쇼에서 간호사 복장을 한 채 미국 아티스트 리처드 프린스가 만든 ‘조크 모노그램 라인’ 핸드백을 들고 등장한 톱 모델들. 루이뷔통 제공
마크 제이콥스가 루이뷔통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이 브랜드의 근원을 살펴보고 이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노그램(이니셜과 작은 꽃잎 등이 새겨진 문양)’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이브 카셀 루이뷔통 회장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일본의 애니매이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마크 제이콥스의 협업으로 2005년 봄여름 시즌에 선보여진 체리 모노그램 캔버스백. 루이뷔통 제공
상업적으로든 예술적으로든 지난 15년간 펼쳐온 이 같은 업적만으로도 마크 제이콥스는 최고의 박물관에 갈 만한 자격을 획득했다. 유명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선함을 불어넣는 그의 시도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경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와 함께한 제품들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장식미술박물관에서 두 개 층에 걸쳐 소개되는 전시회에서 1층은 루이뷔통의 옛 트렁크와 19세기 패션들을, 2층은 마크 제이콥스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보여준다. 7일 열린 패션쇼에서 실제 사이즈의 기차를 쇼장에 옮겨놓는 혁신적인 생각을 했던 제이콥스와 가볍고 튼튼한 소재로 여행용 가방을 혁신한 뷔통이 꾸는 ‘같은 꿈’을 시대 변화와 함께 만끽할 수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