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좌 돈, 쉽게 채권에 투자 가능해 인기입출금 편리한 CMA MMF 등 선택할 수도
증시를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단기 부동자금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성 자금이 477조 원에 이른다. 이와는 별도로 고객들이 주식에 투자하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도 20조 원에 이른다.
단기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에 대해 증권사는 연 1% 수준의 이자만 지급하고 있다. 이를 ‘단기채권 상장지수펀드(ETF)’나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넣어두면 연 3.1∼3.2% 수준의 이자수입을 얻을 수 있다. 1억 원을 1년간 둔다고 보면 고객예탁금으로 묵혀둘 때보다 200만 원 이상의 이익이 생긴다.》
투자자들이 고객예탁금의 수익률을 높이려고 CMA나 MMF 계좌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증권계좌에서 CMA 또는 MMF 계좌로 자금이체를 해야만 연 3%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CMA와 MMF 계좌에 있는 돈으로 주식을 사려면 다시 증권계좌로 이체를 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 탓에 증권계좌에서 잠자고 있는 돈이 20조 원에 이른다.
KODEX 단기채권 ETF를 예로 들어보자. 직장인 이모 씨는 1월 말 주가가 오르자 보유주식을 팔아 KODEX 단기채권 ETF를 샀다. 이때 별도의 계좌이체는 필요 없었다. 보유 증권계좌에서 주식을 팔고 바로 단기채권 ETF에 투자한 것. 이 씨는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저가매수에 나설 작정이다. 이때도 단기채권 ETF를 팔아 바로 주식을 사면 된다. 주식을 판 돈으로 단기채권 ETF와 함께 주식형 ETF, 파생상품형 ETF 등을 사들여 자기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다.
KODEX 단기채권 ETF의 수익률은 연 3.2% 선으로 CMA와 비슷하다. 주당 10만 원이며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살 수 있다. 운용 수수료는 연 0.15%여서 0.45% 수준인 MMF에 비해 저렴하다. 다만 즉시 입출금이 가능한 CMA, MMF 등과 달리 현금을 인출하는 데 이틀 정도 걸리고 이례적으로 단기금리가 폭등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 고객 특성 따라 CMA, MMF 선택
CMA는 운영방법에 따라 MMF형, 환매조건부(RP)형, 종금형, 머니마켓랩(MMW)형 등으로 나뉜다. MMF형은 CMA계좌에 돈을 넣으면 자동으로 MMF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MMF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 RP형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국고채나 특수채, 신용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해 일정 기간 후 약정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 종금형의 경우 기업어음이나 양도성예금증서 등에 투자하며 5000만 원까지 원금을 보장하는 것이 장점이다. MMW형은 AAA등급 이상의 예금과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CMA는 종금형 외에는 증권사의 부실이 생겼을 때 원금 손실이 생길 수 있다. 반면 MMF는 국채, 통안채 등 단기채권과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다. CMA는 수수료가 없지만 MMF는 개인형의 경우 0.45%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