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마릴린 먼로…’
1956년 ‘세기의 섹스 심벌’ 먼로는 영화 ‘왕자와 무희’의 촬영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다. 어설픈 연기 때문에 베테랑 배우 로런스 올리비에(케네스 브래너)에게 질책 당하는 먼로를 위로하는 사람은 콜린뿐이다. 콜린은 슈퍼스타인 먼로가 보잘것없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자 그가 영원히 자신의 여인이 될 거라는 ‘한여름 밤의 꿈’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먼로는 그와 사랑에 빠지기에는 너무 거물이다. 당대의 최고 작가 아서 밀러의 아내이자 할리우드를 좌지우지하는 대스타인 먼로는 콜린과의 사랑보다 사회적 지위의 영속을 택한다.
영화는 콜린의 성적 판타지로 채워진다. 콜린은 먼로와 단둘이 호젓한 교외에서 데이트하고 차 안에서 밀애를 나눈다. 이런 판타지를 설득력 있게 그리려면 여배우의 ‘치명적 매력’은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먼로 역을 맡은 윌리엄스가 먼로처럼 보이기 위해 금발로 염색하고 글래머 몸매를 만들었어도 세기의 섹스 심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윌리엄스에게는 먼로처럼 ‘묘한’ 매력이 없다. 일벌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여왕벌의 페로몬 같은 ‘치명적 무기’가 그에게는 없다. 이 때문에 남성 관객은 내가 마치 콜린처럼 먼로와 데이트하고 있다는 감정에 빠져들지 못한다.
주로 TV 드라마를 연출했던 사이먼 커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5세 이상.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