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에서 예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김승우. 각종 영화와 드라마를 넘다들던 그가 KBS 2TV ‘승승장구’에 이어 ‘1박2일’ 시즌2에 합류하며 천부적인 예능감각을 뽐낼 예정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김승우, ‘1박2일’ 새 예능강자 도전장
‘내가 어울리냐?’라며 단호히 거절
절친 황정민 적극 찬성에 맘 돌려
강호동과 비교? 내가 감히 어떻게…
예민한 성격 ‘무박2일’될까 걱정
김종민이 힘들어 뻗을거라며 웃대요
‘승승장구’ 이수근도 큰 힘
일요일 주말은 우리부부 시대?ㅎㅎ
눈물 많아 찌질해 보일텐데…
그래도 있는그대로 보여줄 것!
‘1박2일’ 김승우, 나도 기대됩니다
사실 누가 봐도 손해 보는 장사다. 주말 안방극장의 절대 강자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새 멤버. 그것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첫 출연부터 강호동과 피할 수 없는 비교가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김승우(43)는 도전을 택했다. “‘1박2일’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김승우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사실 출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았다”
“지금껏 작품 촬영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몸으로 하는 건 걱정 안 한다.”
- 강호동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데 각오는?
“사실 ‘1박2일’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 중 첫 번째가 강호동이었다. 그가 다 이루어 놓은 것에 말 그대로 숟가락 하나 놓는 모양이 될 수 있으니까. 예능에서 내가 감히 경쟁할 상대가 아니지 않나.”
-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든 생각은.
- 평소 ‘1박2일’을 봤나.
“미안하지만 본 방송으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일요일엔 야구를 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포맷의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출연자들끼리 게임을 하며 노는 프로라고 생각했다. 출연을 결심하고 학습차원으로 다시 보면서 왜 국민 예능이라고 불리는지 알게 됐다.”
- 최재형 PD가 열 번 찍은 것에 넘어간 건가.
“열 번은 아니고 세 번 정도? 집사람과 얘기를 하다가 주변에 조언을 구해보자고 했다. 딱 세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 찬성 한 명, 반대 한 명, 보류 한 명. 더 헛갈렸다. 그런데 당연히 반대할 줄 알았던 황정민이 찬성했다.”
- 황정민이 찬성한 이유가 궁금하다.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더라. 포장된 이미지를 벗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출연 결심의 결정적인 조언이 됐다.”
● “예민한 성격에 잠자리까지 불편, ‘무박2일’ 될까 걱정”
- 부인 김남주의 걱정이 많던데.
“내 성격을 잘 알고 있어서다. 많이 예민하다. 지방 촬영을 가도 2∼3일은 낯설어 잠을 못 잔다. 초반에는 아마 ‘무박2일’이 될 것 같다. 그런데 (김)종민이가 힘들어 뻗을 수 있을 거라며 걱정을 덜어줬다.”
- 맏형으로서 새 멤버에 대한 기대도 클 것 같다.
“(차)태현이랑 통화하면서 한동안 웃기만 했다. 영화도 아니고 예능에서 만난다면서. 다들 처음 만나는 건데 특히 막내 주원의 활약이 기대된다.”
- 이수근의 존재도 출연에 영향을 미쳤나.
“당연하다. 수근이와 함께라는 것이 큰 힘이 됐다. ‘승승장구’를 하면서 친동생과 다름없는 존재였다.”
- 연예계 마당발인데 ‘1박2일’에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나.
“절친 특집 같은 걸 하려면 먼저 자리부터 잡아야 하지 않겠나.(웃음) 내가 속한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 멤버들이 나오면 재미있지 않을까.”
● ‘승승장구’와 함께 인간 김승우도 성장
- ‘승승장구’를 진행하면서 김승우도 많이 변했다고 한다.
“인간 김승우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매회 게스트들의 자서전을 보는 느낌이었다. 한참 어린 후배에게도, 혹은 평소에 개인적으로 인정하지 않던 게스트들에게도 한 가지 이상은 배울 점이 있었다.”
- 그럼 100회를 넘겼으니 자서전 100권 정도를 읽은 셈이다.
“다들 실패와 좌절을 겪고 성공한 사람들인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얘기들이 많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눈물이 많아진다.”
-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기까지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연기자다보니 대본 플레이에 익숙하다. 그래서 초반에 게스트가 대본의 흐름에서 벗어나면 당황하기 일쑤였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 그런 위기를 어떻게 이겨냈나.
“게스트의 사전 인터뷰를 다 보기 시작했다. 매번 책 한 권 분량이다. 출연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니 한결 여유가 생겼다. 내가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고, 게스트도 훨씬 편하게 다가왔다. 방송인 백지연 씨의 진행을 보고 얻은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 최근 대장 용종 수술, 건강의 소중함 알게 된 계기
- 김남주가 남편의 건강을 유난히 걱정하더라.
“사실 몸에 적신호가 왔다. 종합검진에서 대장에 종양이 몇 개 있다고 했다. 다행히 양성 종양이라 작은 것들은 검사하면서 제거했는데 크기가 큰 두 개는 암센터에서 제거했다.”
- 가족들 걱정이 컸겠다.
“병원에서는 큰 수술이 아니라고 안심시켜줬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암센터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가 있지 않은가. 아이들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 지금은 완쾌된 것인가.
“깨끗하게 제거됐고 회복 중이다. 건강만큼은 자신하고 있었는데 위험한 생각이었다. 요즘에 동료들을 만나면 부쩍 건강 얘기를 많이 한다. 검진을 자주 받으라는 얘기도 하고. ”
- 부부가 KBS 주말을 책임지게 됐다.
“우연히 그렇게 됐다. 아내가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출연하게 되면서 둘 다 바빠졌다. 일요일 저녁은 ‘1박2일’ 보고 바로 이어 드라마를 보면 된다.(웃음)”
● ‘1박2일’이후의 연기자 김승우도 기대
- 올 봄은 유난히 바쁠 것 같다. 드라마 ‘제 3병원’도 앞두고 있는데.
“의학 드라마라서 공부할 게 많다. 바쁘지만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여러 개의 모험을 준비 중이다.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일단 도전하는 성격이다.”
- ‘1박2일’ 출연 이후 극중 캐릭터에 대한 걱정은 없나.
“예능에서 진짜 모습이 다 공개될 테니 걱정이다. 너무 울면 찌질해 보일텐데. ‘1박2일’ 이후의 내 모습이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 Who is Kim Seung Woo?
▲ 1969년 2월 출생
▲ 수원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 영화 ‘고스트맘마’ ‘예스터데이’ ‘라이터를 켜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포화속으로’ 등 주연. 드라마 ‘신데렐라’ ‘신 귀공자’ ‘호텔리어’
‘아이리스’ 등 주연
▲ 2010년 2월∼ 현재 KBS 2TV ‘승승장구’ 진행
▲ 2012년 2월24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첫 촬영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