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
노사분규 없이 매년 흑자를 이어가면서도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유한양행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다른 기업 연구소 등의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리스크는 줄이고 효율성은 높이자는 것이다.
○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리스크 최소화
유한양행 측은 “올해도 외부의 자원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흡수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초기개발 과제의 비용 및 기간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회사는 다양한 R&D 정책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유럽소화기학회에서 발표한 차세대 역류성식도염치료제인 ‘YH4808’의 임상 연구 결과는 안정성 및 효과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는 현재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새로운 약물에 대한 요구가 매우 큰 분야이다. 유한양행은 엔솔테크사와 공동으로 척추 부위에 직접 주사하여 디스크를 재생시키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과민성대장염의 치료제 역시 새로운 약물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자 이 회사는 다년간 축적된 소화기질환치료제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미국의 바이오 기업인 길리어드가 만든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해 이 약에 대한 국내 영업, 마케팅, 물류를 독점적으로 맡게 됐다. 비리어드는 길리어드가 2001년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했지만 2008년 유럽과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B형간염 치료제로서의 효과도 인정받았다.
○ 장기적으로 ‘혁신신약 개발’에 초점
혁신신약은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 수출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유한양행이 직접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 유한양행 역시 다양한 R&D 시도를 통해 혁신적인 약물을 개발하고 이를 해외에 수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주식회사 설립 이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상장 이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년 무상증자와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김윤섭, 최상후 사장 등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은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됐으며 직원 중에는 유일한 박사의 친인척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