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학개론 A형 9번 문제응시자들 “無정답 처리해야”
응시자들에 따르면 ‘시장상황별 추정 수익률의 예상치가 다음과 같은 부동산의 기대수익률과 분산은?’이라는 문제에 대해 공단은 ‘기대수익률 20%, 분산 0.6%’인 1번을 정답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분산값이 ‘0.6%’가 아닌 ‘60’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와 공인중개사 학원에 문의한 결과 문제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엄길청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절댓값으로 계산하는 것에 익숙한 수험생들은 보기처럼 %로 표시하는 것에 혼란을 느꼈을 수 있다”고 봤다. 갤럽도 “공단의 주장도 통계학이나 수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재무회계 분야의 관행과 특성을 감안해 풀이과정을 분석했을 때 이 문제는 ‘정답 없음’으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답변했다. 공단 측은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해명자료를 내놓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공인중개사시험을 매년 10만 명 가까이 치르는 데다 시험 자체가 전문 학문이라기보다는 수학과 경제학을 짜깁기한 문제가 많다 보니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 문제 차로도 수백 명의 당락이 엇갈리기 때문에 학원이나 응시자 모두 일단 모든 문제에 대해서 이의 제기를 하고 본다는 것.
서울의 한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목이 워낙 다양한 데다 응시자도 많다 보니 이의 제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전국 200여 개 학원들이 학원 홍보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밥 먹듯이 한다”고 하소연했다.
시험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부처가 자주 바뀌는 탓에 시험관리행정에 전문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인중개사시험은 2001년 12회차까지는 건설교통부가 주관하다 2002년 제13회 시험부터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이관됐다. 15회부터 17회까지는 한국토지공사에서 담당하는 등 출제기관이 세 차례나 바뀌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