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초기 진화에 주력
현재 전남의 섬 가운데 유인도는 296개지만 소방인력과 장비가 배치된 섬은 100가구 이상 사는 11개 면 소재지 섬뿐이다. 11개 섬 중 소방펌프차와 구급차를 모두 갖춘 지역은 완도의 금일·노화, 신안의 비금·흑산·안좌 등 5개 섬뿐이고 나머지 섬은 펌프차만 보유하고 있다. 11개 섬에 근무하는 소방인력도 20명에 불과하고 2교대 근무라서 소방관 1명이 직접 소방차를 운전해 불까지 꺼야 한다. 최근 섬 지역 화재가 잇따르면서 취약한 화재 대응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전남도 소방본부가 종합대책을 내놨다.
▶본보 1월 17일자 A16면 전남 섬, 대형화재 무방비
2011년 11월 22일자 A18면 전남 285개 섬 불나면 대책없다
소방본부는 우선 의용소방대를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전남 섬 지역 의용소방대는 60곳, 대원은 1335명이 있다. 섬 지역 화재는 초기 진화가 중요한 만큼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30가구 이상이 사는 119개 섬에 의용소방대를 꾸리기로 했다.
소방차 출동이 곤란한 섬 화재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소방헬기진압대’를 편성하기로 했다. 소방본부 헬기 2대에 동력펌프와 소방호스 등 진압장비를 실어 긴급 출동 시스템을 갖춘다. 동력펌프는 저수지 물을 끌어올리는 장비로 산불 진압에 주로 쓰인다.
그동안 수산물 가공공장, 보관창고 등 시설 점검은 가스안전공사와 전기안전공사, 소방서가 각각 따로 해왔으나 화재 위험 요소를 사전에 없애기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 가구에 소화기구와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기초 소방시설을 우선 보급하고 소화전이 있는 섬에는 비상소화장치함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소방본부는 올해 예산 40억 원 가운데 24억6500만 원을 확보했다. 부족한 예산은 국비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박청웅 전남도 소방본부장은 “섬 지역 화재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초동 진화가 쉽지 않다”며 “장비 인력 보강과 함께 안전교육이 중요한 만큼 섬 주민을 상대로 순회 교육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