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최희섭 “다 내탓…속죄하는 마음으로 뛰겠다”“일이 커져 도망치고 싶었다…팀을 먼저 생각못한 점 죄송”선감독 “자숙하며 훈련에 매진하라…앞으로가 중요” 여운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지난 열흘, 최희섭은 광주를 떠나지 않았다. 혼란과 번민 끝에 다시 팀에 합류한 최희섭이 18일 광주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팀 훈련에 불참한 것에 대해 사죄하고 있다. 광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8일 오전 광주구장. 최희섭이 100여일 만에 KIA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팀 훈련에 불참한지 열흘, 그리고 지난 시즌 후 정신적으로 방황해온지 100여일 만에 원점에서 재출발한다는 각오로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동경했던 붉은 색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광주구장에 도착한 최희섭은 먼저 김조호 단장과 프런트 임직원을 만나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죄했다. 이어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시작한 선동열 감독과 주장 차일목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9시30분 기자회견이 약속돼 일단 자리를 옮겨 취재진을 만났다.
최희섭은 전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모습이었고, 말을 이어가는 도중 눈가가 촉촉하게 젖기도 했다. 팀 훈련에 불참한 지난 10일간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까지 진행되기도 했다. 최희섭 본인과 구단, 그리고 선수단 모두 당혹스러운 시간이었다. 결국 최희섭은 “모든 것이 내 자신의 잘못이고 책임이다”며 팀에 돌아와 용서를 구했다.
최희섭은 “죄송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너무 커져서 스스로 많이 당황했다. 그저 피하고 도망가고 싶었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이었고 다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일부 팬들의 비난이 가장 큰 이유였냐는 질문에 최희섭은 “프로선수라면 모두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개인적 문제가 가장 컸다. 개인사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최희섭은 무엇보다 선 감독과 선수단에 미안함 마음을 전했다. “팬들과 구단, 선수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야구를 하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의 11번째 우승을 목표로 다시 뛰겠다. 그러나 지금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는 것 같다. 끝까지 배려해주신 선동열 감독님께 먼저 용서를 구하겠다. 지금 내가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열심히 운동하고 반성하면서 야구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 감독은 최희섭의 팀 합류에 대해 애리조나 현지에서 “돌아왔다고 무조건 용서는 없다. 아직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최희섭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