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장면이 기대되는 밀도 지녀
김명화(왼쪽) 박근형 씨
그런 점에서 당선작인 ‘자전소설’은 여타의 작품과 구별되는 반짝이는 감각과 신선함이 돋보였다. 작가의 창작 행위를 극화한 이 작품은 현실과 허구의 삼투과정을 감각적으로 구축했고, 관념적인 내용임에도 계속해서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밀도와 매력이 있었다. 작품이 가진 문학적 섬세함이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연극적 언어로 전환될 수 있을지 심사 과정에서 다소의 논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조율 과정은 본질적 결함이라기보다는 희곡작가라면 누구나 배우고 치러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 ‘자전소설’을 당선작으로 뽑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 외 후보작으로 1990년대 운동권과 현재 취업난에 직면한 20대 청춘의 우울한 자화상을 재치 있는 일상 속에 표현한 ‘프로작, 언니’가 주목받았고, ‘아이돌’과 ‘열어주세요’도 아직은 거칠지만 눈여겨볼 연극성을 가진 작품으로 함께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