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오후 7시 20분)
베키의 새끼들이 눈을 떴다. 이 강아지들도 곧 김성민 씨와 함께 푸른 잔디 위를 뛰어다니며 튼튼한 양몰이견으로 성장할 것이다. 채널A 제공
어엿한 대가족을 일군 ‘총각 아빠’ 김 씨는 보더콜리들을 위한 새 집을 짓는다. 나무를 깎아 만든 문패에 ‘넬’ ‘게리’ ‘엠버’ ‘조커’ ‘베키’ ‘도트’와 같은 이름을 하나씩 새긴다. 낯선 환경에 먹이도 외면하고 움츠렸던 도트도 “도트! 히어!(여기)”란 김 씨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리콜 훈련(주인이 부르면 돌아오는 훈련)에 익숙해졌다.
김 씨는 ‘보더콜리 파양’과 같은 소식만 들으면 울컥해진다. 자신의 첫 양몰이견이 된 베키 역시 다른 목장에서 파양당해 상처투성이가 된 모습으로 왔기 때문. “간혹 양몰이견을 분양받았는데 양을 못 몰면 환불되느냐는 전화를 받아요. 그러면 ‘양몰이 하지 마세요’라고 해요.”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