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와시’ 급습 652명 사망… 고립지 많아 희생자 늘어날듯
18일 필리핀 적십자사에 따르면 태풍 ‘와시’에 따른 사망자는 652명, 실종자는 9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적십자사의 그웬돌린 팡 사무총장은 “아직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한 고립된 마을이 많아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을 잃은 이재민도 3만5000여 명에 이르며 고지대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군 당국은 불어난 강물 수위가 낮아진 뒤 즉각 병력 2만여 명을 민다나오 섬에 투입해 구조 및 생존자 수색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가족 전체가 휩쓸려가 피해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군 함정들은 바다로 떠내려 온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민다나오 섬 일대 해안을 수색하고 있다.
카가얀데오로에 거주하는 아이 에르난데스 전 국회의원은 “밤에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데 휘몰아치는 바람소리가 들린 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주변 강물 수위가 3.3m까지 상승해 순식간에 천장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필리핀 북부와는 달리 남부는 태풍 경험이 없어 많은 주민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