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변국 외교가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중국 주변 20개 국가 가운데 중국과 문제가 불거지지 않은 나라를 찾기 힘들 정도다.
다음 주로 예정됐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네팔 방문 계획이 아무런 설명 없이 취소됐다. 네팔 언론은 이를 “외교적 대결례”라고 표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네팔 외교관은 “네팔이 원 총리의 방문을 상의 없이 미리 공개한 것에 중국이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렇더라도 일정을 취소한 것을 외교가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원 총리의 미얀마 방문도 아무런 설명없이 취소됐다. 미얀마는 중국의 맹방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받아들이는 등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원 총리의 미얀마 방문은 양국 관계를 다지는 중요 이벤트로 주목을 받았다. 인도 언론은 나라얀 카지 슈레스타 네팔 부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원 총리의 미얀마 방문이 취소됐다”면서 “중국에서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
중국 정부는 ‘불법 조업을 한 중국 어민의 한국 해경 살해’라는 명백한 범죄 행위에도 사건 발생 초기 합당한 외교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의 철저한 자기 점검이 필요한 때다.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