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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 정확도 10배 향상 ‘각도 표준기’ 세계 3번째 개발

입력 | 2011-11-30 03:00:00

한국표준과학硏 공개




김종안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각도 표준기를 이용해 각도 센서를 교정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2009년 8월 나로호(KSLV-I) 1차 발사 당시 해군은 세종대왕함에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싣고 나로호를 추적하는 훈련을 했다. 나로호가 과학기술위성을 실었을 뿐 기술적으로는 미사일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방 기술에서는 멀리서 불시에 날아오는 미사일을 레이더가 얼마나 정확하게 추적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미사일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려면 미사일까지의 거리와 각도를 알아야 한다. 이 가운데 레이더에 부착된 각도 센서는 미사일의 각도를 잰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각도 측정값의 정확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종안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9일 “각도 측정값의 정확도를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각도 표준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장비를 자국 기술로 개발한 것은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각도 표준기의 역할은 각도 센서가 측정한 미사일의 각도 값이 얼마나 정확한지 평가하는 일이다. 각도 센서가 측정한 값의 오차가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는 셈이다. 10km 밖에 있는 미사일의 위치를 측정할 때 각도가 1도 틀리면 170cm 이상 오차가 생긴다. 그만큼 각도 센서가 미사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중요하다. 김 연구원은 “각도 표준기로 레이더의 각도 센서를 교정하면 미사일 추적 시 오차가 한결 줄어든다”고 말했다.

각도 표준기는 로봇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수술용 로봇의 팔은 마이크로미터(μm·1μm는 100만분의 1m) 단위로 관절을 미세하게 움직여야 하는 만큼 각도 표준기를 이용해 관절 센서를 수시로 교정하는 게 좋다.

김 연구원은 “각도 표준기를 기준으로 삼아 그간 수입이 불가능했던 정밀한 센서를 국산화할 수 있다”면서 “각도 표준기가 향후 국방과 기계 산업 분야의 발전 및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과는 미국 물리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리뷰 오브 사이언티픽 인스트루먼트’ 11월호에도 실렸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