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문은 천민과 사대부를 오가는 ‘반전 캐릭터’로 SBS ‘뿌리 깊은 나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뿌리 깊은 나무’ 반전 육식남 윤제문
평소엔 소탈한 가리온,
연기론 펼칠땐 정기준
현실서도 반전의 사나이
정기준의 실체?
가족에게도 비밀
심지어 한석규 선배도 몰랐어요
“으허허허허허!”
윤제문은 SBS ‘뿌리 깊은 나무’에서 백정 가리온과 삼대 밀본 정기준을 넘나들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천민 가리온을 연기할 때는 “헤헤”거리는 웃음과 함께 비굴할 정도로 굽실거리지만, 카리스마 넘친 밀본 정기준으로 변한 순간 눈빛부터 ‘살벌’해진다.
16일 오후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윤제문은 “촬영을 딱 하루 쉬는 날인데…, 아이구 나 같은 사람한테 궁금한 게 뭐가 있는지 그게 더 궁금하다”며 멋쩍은 듯 인사를 건넸다. 소탈하게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푸근한 가리온. 하지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어느 새 정기준으로 변했다.
● “가족들에게도 비밀로 한 정기준 정체…반전이 제맛”
“요즘 인기를 실감하냐”고 묻자 대뜸 너털웃음부터 터트렸다. “주위에서 ‘인터넷 검색어 몇 위에 올랐다’고 말해주면 아, 그런가보다 한다.” 말은 이렇게 해도 요즘 그는 시간이 나면 인터넷 검색창에 ‘윤제문’이라고 쳐서 팬들의 반응을 살피곤 한다. “‘육식남’이라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 그냥 웃었어요. 난 육식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허 참. 주위의 반응을 특별히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에요.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다는 정도? 참, 어느 분이 정기준을 보고 ‘양아치처럼 연기한다’라고 욕을 하더라고요. 그거보고 ‘더 양아치처럼 해야지’ 라고 생각했어요. 그 양반 약 오르게…. 하하하하”
윤제문은 이번처럼 극적 반전이 있는 역할을 좋아한다. 전작인 ‘마이더스’에서도 차가운 재벌2세지만, 알고보면 허당스런 모습이 숨어 있었다. 영화 ‘차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 다른 인물로 바뀌는 건 연기할 때도 재미있거든요. 무엇보다 대본이 재미있으니까요. 작가가 글을 잘 써서 저는 그냥 연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만 연기하는 건 아니에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없고요. 재미있고! 역할 괜찮고! 돈 많이 주면 장땡이죠. 하하하.”
● “장혁이 추천한 드라마…한석규 선배와 만나 기뻐”
‘뿌리 깊은 나무’는 ‘마이더스’를 촬영하던 중 함께 출연한 장혁이 추천한 작품이다. “어느 날 혁이가 ‘형이 했으면 좋겠다’고 ‘강추’를 하더라고요. 알았다고 하고 회사를 통해 알아보니 (회사에서는)또 따로 진행하고 있었던 거예요. 혁이가 고맙더라고요. 하, 혁이가 다음 작품도 같이 하자고 하면 좋겠는데… 하하하하하.”
또한 평소 좋아했던 선배 한석규와 호흡을 맞춰서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띄었다. “한석규 선배는 정말 어마어마해요. 드라마 ‘서울의 달’ 때부터 좋아하는 선배였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선배랄까요. 현장에서도 ‘딱’ 세종이에요. 평소 모습도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 같거든요.”
지인들이나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주로 연극이나 영화에서 개성 넘친 연기를 펼치던 그가 요즘 누리는 대중적 인기를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에이, 뭘 그런 걸 물어봐요? 가족이니까 당연히 ‘잘한다. 잘한다’ 하죠. 두 딸이 있는데, ‘아빠 신세경 언니랑 친해?’라고 묻기는 하더라고요. 하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