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이처럼 어려운 금융시장에서 가장 위험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쏠림 현상이다. 일례로 은행 상황이 나쁘다는 소문이 돌면 예금자들은 한꺼번에 은행으로 뛰어오고 동시다발로 예금이 인출되는 경우 은행은 문을 닫게 된다. 저축은행사태 때 관찰된 뱅크런 현상이다. 펀드시장도 마찬가지이다. 펀드상품에 대한 환매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면 주식을 대규모로 팔면서 금융시장은 엉망이 된다. 바로 펀드런이다.
그런데 최근 금융회사 사이에서 반갑지 않은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을 망라해 고금리 상품 판매가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의 경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평균은 3.65% 정도였는데 은행권 금리는 약 3.86%, 저축은행은 4.59%, 상위 3개 보험사 공시이율은 무려 4.95%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국고채는 3.72% 정도로 작년 대비 0.07%포인트(7bp) 정도 오른 데 비해 은행 수신금리는 4.19%로 0.33%포인트, 저축은행 금리는 0.41%포인트 각각 올랐다. 금리가 높았던 상위 3개 보험사는 5.02%를 제시해 0.07%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과열된 움직임의 부작용은 상당하다. 특히 그중에서도 고객 자금을 장기로 운용하는 보험사들의 경우 고금리 제시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크다. 만일 저금리 상황이 오는 경우 장기간 역마진이 심화하면서 회사의 건전성이 하락하고 심한 경우 파산 위험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그 후폭풍으로 인해 올 하반기 세계경제는 매우 힘들어지고 있고 실물경기가 침체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성장률이 낮으면 금리는 저금리 기조로 갈 수 밖에 없고 최소한 높아지기는 힘들다. 상황이 이러한데 고금리로 자금이 조달되고 나면 그 여파는 대단히 클 수가 있다. 금융회사 간 연계성이 증가한 상황에서 전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는 것이다.
금융회사들 스스로 흐름을 바꾸기 힘든 현 상황에서 과열된 움직임을 일단 차단하려면 사이렌을 울리고 경계경보를 발령해 차들이 한꺼번에 멈추도록 하는 식의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금융회사들이 제시하는 금리의 결정체계에 대한 규제는 잘 작동하고 있는지, 고금리 경쟁이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제대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규제나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