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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Dream]20%오른 창원, 외지인 몰린 부산… 지방 열기 뜨거웠다

입력 | 2011-11-11 03:00:00

수도권 침체 분위기와 다른 양상 보여
실수요자 중심 부동산 시장 재편 추세




 

《올해 부동산시장의 중요 특징 가운데 하나로 수저지고(首低地高)를 꼽을 수 있다. 즉 수도권의 침체와 지방시장의 활황이다. 실제로 수도권의 집값은 바닥을 기었고,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미분양에 전전긍긍했다. 반면 지방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모두 두 자릿수가 오르고, 새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본보기집마다 인파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그 중심에 부산과 경남이 있었다. 이들 지역의 올해 집값이 전국 평균 집값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 덕택에 신규 주택 공급도 활발하게 이뤄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 양상을 보일 정도였다.》
○집값 수도권 지고, 지방 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10월 말 현재 전국 집값은 6.3% 올랐다. 서울은 이 기간 0.5% 오르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도도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천은 아예 1.2%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로는 0.7% 상승에 머물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값이 떨어진 셈이다. 반면 인천을 포함한 6개 광역시는 평균 10.4% 올랐다. 특히 부산은 15.2%가 올라 광주(17.5%) 대전(17.2%)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도 지역에서는 경남이 17.5%로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집값이 크게 오른 원인은 공급 부족에 있다. 2007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들 지역에 신규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이다. 부산은 1년 평균 1만3000∼1만5000채가 공급됐는데 최근 2, 3년간 1만 채 이상 분양된 적이 없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대비 10월 말 현재 집값이 무려 20.4%가 오른 창원시는 신규 공급 부족에 재건축에 따른 수요가 집중된 게 원인이다. 현재 창원시에는 52개 재건축구역이 지정돼 있다. 이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구역이 5개, 이주·철거 중인 구역이 5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한때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지역 중개업소에 나돌 정도였다. 여기에 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전과 같은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

○지방 신규분양 열기도 뜨거웠다

 

집값이 오르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상반기부터 달아올랐던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청약 열기가 지속됐다. 벽산건설이 지난달 부산 화명신도시 인근에서 ‘율리역 벽산블루밍’ 아파트의 청약을 접수한 결과 1순위 모집에 14.93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1단지 전용면적 59m²는 14채 모집에 441명이나 몰려 31.5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문건설이 부산진구 부암동에 공급한 ‘서면 동문 굿모닝힐’(모집가구 559채)도 평균 14.73 대 1의 경쟁률로 13개 주택형이 모두 순위 내 마감됐다. 이에 앞서 7월에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분양한 ‘더샵 센텀포레’는 1순위 청약에서 무려 7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84m²A형은 43채 모집에 8232건이 접수돼 191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여 화제가 됐다. 이는 올 들어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최고 경쟁률이었다. 경남지역에서도 이 같은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이 경남 진주에서 분양한 ‘진주 센트럴 자이’(401채 모집)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3.7 대 1로 전 평형이 마감됐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중

지방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그 온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투기수요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온나라 부동산정보통합 포털(www.onnara.go.kr)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아파트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 작년 9개월간 5대 광역시에서 팔린 아파트의 24%는 외지인들이 매입했고 그중 절반인 12%가 서울에 거주하는 매입자였다. 그런데 올해는 외지인 비율이 20%로 감소했고 서울 매입자는 6%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9개월간 팔린 아파트 5만8059채 가운데 외지인이 매매한 게 1만25채로 17%나 됐다. 그런데 올해는 총 거래량은 6만2894채로 늘었지만 외지인 매매는 9596채로 줄면서 비중도 15%로 떨어졌다. 또 서울 매입자 비중도 7%에서 5%대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1년 이상 지방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만 총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볼 때 실수요자가 투기 수요자들을 대체하고 있어 당분간 부산 경남 등지의 투자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