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침체 분위기와 다른 양상 보여 실수요자 중심 부동산 시장 재편 추세
○집값 수도권 지고, 지방 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10월 말 현재 전국 집값은 6.3% 올랐다. 서울은 이 기간 0.5% 오르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도도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천은 아예 1.2%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로는 0.7% 상승에 머물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값이 떨어진 셈이다. 반면 인천을 포함한 6개 광역시는 평균 10.4% 올랐다. 특히 부산은 15.2%가 올라 광주(17.5%) 대전(17.2%)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도 지역에서는 경남이 17.5%로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집값이 크게 오른 원인은 공급 부족에 있다. 2007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들 지역에 신규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이다. 부산은 1년 평균 1만3000∼1만5000채가 공급됐는데 최근 2, 3년간 1만 채 이상 분양된 적이 없어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대비 10월 말 현재 집값이 무려 20.4%가 오른 창원시는 신규 공급 부족에 재건축에 따른 수요가 집중된 게 원인이다. 현재 창원시에는 52개 재건축구역이 지정돼 있다. 이 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구역이 5개, 이주·철거 중인 구역이 5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한때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지역 중개업소에 나돌 정도였다. 여기에 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전과 같은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중
지방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그 온도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투기수요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온나라 부동산정보통합 포털(www.onnara.go.kr)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아파트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 작년 9개월간 5대 광역시에서 팔린 아파트의 24%는 외지인들이 매입했고 그중 절반인 12%가 서울에 거주하는 매입자였다. 그런데 올해는 외지인 비율이 20%로 감소했고 서울 매입자는 6%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9개월간 팔린 아파트 5만8059채 가운데 외지인이 매매한 게 1만25채로 17%나 됐다. 그런데 올해는 총 거래량은 6만2894채로 늘었지만 외지인 매매는 9596채로 줄면서 비중도 15%로 떨어졌다. 또 서울 매입자 비중도 7%에서 5%대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1년 이상 지방 부동산시장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만 총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볼 때 실수요자가 투기 수요자들을 대체하고 있어 당분간 부산 경남 등지의 투자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