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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두손 든 ‘美의 강기갑’… 한덕수에 “美 FTA비준 축하”

입력 | 2011-11-05 03:00:00

FTA반대 노동자출신 의원
한국대사관 주최 리셉션 참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비준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주미 한국대사관이 상하원 의원들을 초청해 감사 리셉션을 베푼 2일 오후 4시.

행사가 열린 미 하원 의사당 캐넌빌딩 345호를 가징 먼저 찾은 의원은 뜻밖에도 민주당의 마이크 미쇼드 하원의원(메인)이었다. 리셉션장에 나타난 그는 한덕수 주미대사에게 악수를 청하며 한미 FTA 비준을 축하했다. 미쇼드 의원의 예상 밖 참석에 한 대사는 물론이고 그동안 그를 설득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던 주미 대사관 직원들이 모두 놀랐다.

그는 하원 내 반(反)FTA 성향의 ‘무역워킹그룹’ 지도자로 한미 FTA를 반대하는 데 가장 앞장선 인물이었다. 워낙 FTA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백악관으로 직접 불러 설득하기도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미쇼드 의원은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오히려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며 한미 FTA를 일관되게 반대했고 지난달 12일 하원 본회의장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12일 하원 표결 전에 본회의장에서 한미 FTA 반대 토론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가 중앙 정치무대로 진출하기까지의 인생 역정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비슷해 워싱턴의 한국 관련 전문가들은 그를 ‘미국의 강기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강 의원보다 두 살이 적은 1955년생인 미쇼드 의원은 메인 주 시골마을의 메드웨이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제지공장 노동자로 취업해 29년 동안 일했다. 1980년 25세 때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후에도 밤에는 공장 노동일을 했고 철강노조(USW) 노조원으로 활동하면서 주 상원의원과 상원의장을 거쳐 2002년 연방 하원의원에 진출한 노동계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그는 한 대사에게 “지난번에 한 대사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넥타이를 매고 왔다”면서 웃으며 한미 FTA 비준을 축하했다. 한 대사는 FTA 지지를 부탁하러 다닐 때 부인이 직접 디자인한 넥타이를 미 의원들에게 선물로 주곤 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