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고효율을 실현한 하이브리드 차량 대중화에 기여 하겠다”
지난 27일 한국지엠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준대형 하이브리드 알페온 이어시스트 신차발표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전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 차량에 비해 성능과 연비 면에서 떨어진데다 가격까지 비싸 소비자들에게 홀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6월 현대기아차의 쏘나타, K5 하이브리드 출시는 기존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경쟁사 모델과 직접적인 비교는 꺼리면서 “알페온 이어시스트 출시로, 준대형 뿐 아니라 중형차 고객들에게 다가설 것” 이라며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인식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최초로 선보인 준대형 하이브리드, 알페온 이어시스트는 구동모터의 출력을 벨트를 통해 엔진으로 전달하는 방식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존모델 대비 연비가 25% 향상되고 주행성능 또한 탁월하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펴봤다. 기존 알페온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차량후면 트렁크 위쪽으로 리어스포일러가 장착됐고 트림을 표시하는 엠블럼 부근에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영문 ‘H’를 새겼다. 머플러는 노출된 것을 안쪽으로 숨기는 정도. 인테리어 역시 계기판 부근에 에코 게이지와 센터페시아 상단 디스플레이 화면에 하이브리드 흐름도를 추가한 정도다.
도심의 정체구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승을 해봤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차량이 완전히 정차할 경우 자동으로 엔진이 정지되며 연비를 고려한 기능을 발휘했다. 그리고 다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이질감 없이 바로 시동이 걸렸다.
액셀페달을 길게 끝까지 밟아 밀어붙이면 140km/h까지 무난하게 오르며 187km/h에서 속도제한 경고등이 들어온다. 시속 100km~120km의 구간에선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은 정숙한 편이다. 하지만 벨트로 구동되는 모터가 동력에 힘을 더하는 시스템 상 일반 모델대비 조금의 액셀링에도 진동과 소음이 거슬린다. 저속에서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의 전기모터 구동 시 정숙성과 비교한다면 더욱 비교될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알페온 이어시스트는 그 이름처럼 전기모터가 보조적인 역할을 해, 연비개선과 주행환경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일반 가솔린 엔진과 풀 하이브리드 모델의 중간지점에서 만족할 만한 여지를 갖춘 모습은 아카몬 사장의 신차발표회에서 언급한 포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