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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됩시다]중국 펀드, 골병 펀드?

입력 | 2011-10-27 03:00:00

본토 투자 147개 최근 1개월 수익률 -3.35%
中, 당분간 긴축 지속… 주가 회복도 쉽지않아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며 펀드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차츰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비롯해 해외펀드의 수익률도 개선돼 가는 추세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중국 펀드가 그 굴욕의 장본인이다.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가 동반 부진의 늪에 빠진 탓에 중국 펀드는 좀처럼 수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와 관련된 경고음들이 잇달아 울리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 마이너스 신세 못 벗는 중국펀드


2007년 말 해외펀드 돌풍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일명 ‘반토막 펀드’로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던 중국 펀드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특히 중국 본토 펀드는 작년 3분기 상하이종합지수가 2,500∼2,800 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당시 성장잠재력에 저가매력을 등에 업고 때 아닌 품절행렬까지 벌이며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한때 지수가 3,200 선을 돌파하며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좋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2,500 선이 무너졌고 펀드 수익률 역시 곤두박질쳤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147개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25일 기준)은 평균 ―3.35%로 조사 대상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낮았다. 홍콩H증시에 투자하는 275개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도 5.40%에 불과해 같은 기간 2242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11.34%)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 펀드의 설정액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홍콩H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는 한 달간 설정액이 1954억 원 감소했다.

오히려 글로벌 경기 둔화의 진원지였던 유럽과 미국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양호했다. 유럽 증시에 투자하는 77개 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평균 11.07%로 해외 펀드 중 가장 높았다. 미국 펀드는 이보다 약간 낮은 8.90%였다. 모두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치(4.2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 앞으로 전망도 불안

문제는 연내에 완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긴축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주가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국경절을 지나며 내수경기 부양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아직 중국 정부가 규제의 고삐를 풀지 않고 있어 당분간 지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긴축을 끝내고 본격적인 내수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과잉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중국이 당장 정책 기조를 바꾸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환율 불안이나 해외 자금 유출 등으로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가 남아 있어 반등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펀드의 비중을 낮추는 한편 채권형이나 금 펀드 등 대안투자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저평가된 데다 앞으로 물가 압력이 완화될 수 있어 펀드 수익률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존 투자자라면 좀 더 기다려 보는 것 역시 괜찮은 방법이라는 것.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홍콩H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007년 24배에서 현재는 7.8배로 낮아져 투자 매력이 커졌다”며 “환매를 하더라도 내년 상반기 증시 반등을 지켜본 후 환매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