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대 세계초고층학회장
2009년 동양인 최초로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이하 세계초고층학회)의 학회장에 오른 김상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62·사진)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축물의 품질보다 낮은 가격부터 따지는 ‘최저가 낙찰제’나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는 도시에 훌륭한 건축물이 들어서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한국의 초고층 시공능력은 세계 최고지만 설계와 구조·설비(엔지니어링) 분야는 아직 미진하다”며 “기본기는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훌륭한 건축물을 지을 때 설계자와 엔지니어 이름을 함께 새기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시공사 이름만 들어가는 것만 봐도 설계자에 대한 대우가 어떤지 알 수 있다”며 “건설사들이 국내 설계업체나 엔지니어링업체에 응찰 기회조차 주지 않는 문화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대만 타이베이101 빌딩, 중국 상하이세계금융센터 등 최근 주목받은 초고층빌딩이 모두 아시아에 세워졌다”며 “초고층빌딩의 주도권은 아시아로 넘어왔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서울 잠실 롯데수퍼타워, 용산 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빌딩 등 서울 인천 부산 등 10여 곳에서 초고층빌딩 공사가 추진 중이다. 세계초고층학회는 10∼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국제콘퍼런스를 연다. 세계적 건축가인 다니엘 리베스킨트, 에이드리언 스미스, 윌리엄 페더슨 등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