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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저우發 중기 줄도산 비상… 사채시장 흔들리며 돈줄 말라

입력 | 2011-10-05 03:00:00

네이멍구 등 전역 확산 가능성




중국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에서 발생한 사채시장발(發) 중소기업 부도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캐피털은 3일 “올해 들어 원저우에서는 중견기업 19개가 잇달아 도산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중소기업들의 신용위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연리 180%의 사채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계 금융그룹인 소시에테제네랄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사태는 중국 중소기업들이 직면한 일련의 유동성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원저우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오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부도 사태 발발 예상지로 네이멍구(內蒙古)를 지목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조이 양 이코노미스트도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이 많은 광둥(廣東) 성과 주장(珠江) 강 삼각지 일대도 원저우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도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자본시장의 특성상 한 곳에서 자금난이 발생하면 다른 곳에서 즉각 돈이 회수되기 때문. 저장 성에서는 원저우 일대 상인들이 기업들의 사금융 창구 역할은 물론이고 투기성이 강한 부동산이나 탄광 개발의 전주(錢主) 역할을 해왔다. 일부 기업들은 연리 180%의 사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최근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고 탄광 통폐합 조치를 취하면서 원저우 상인들이 도산하자 이들에게서 돈을 빌려왔던 중소기업들까지 쓰러지고 있는 것.

원저우 상인들의 몰락으로 홍콩 경제가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지난해 현지 정부의 금융긴축 조치 이후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져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기업주는 돈을 갚지 못해 사채업자에게 감금되는 사태까지 발생해 한국영사관 측이 중재에 나선 경우도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원저우 상인 ::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상인 그룹. 개혁 개방 이후 신발이나 전자제품 생산 등으로 돈을 번 뒤 사채 영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