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기며 비거리 제자리 정확한 샷 승부로 제2 전성기
올해 PGA 443만 달러 상금…신한동해오픈 1R 공동 7위
“꾸준한 성적 향상의 비결은 굴욕샷이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플레이오프 투어챔피언십 공동 3위 등 올해 미 PGA 투어 21개 대회에 출전해 443만 달러의 상금을 획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최경주(41·SK텔레콤)가 꾸준한 성적 향상의 비결을 ‘굴욕샷’이라고 밝혔다.
최경주는 29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389야드)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2억원) 1라운드를 마친 뒤 공식 인터뷰를 통해 “마흔을 넘긴 어느 날 내가 아무리 세게 쳐도 공이 더 이상 멀리 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아무리 세게 때리려고 해도 비거리가 늘지 않았다. 그래서 비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를 지킨 뒤 아이언으로 승부를 걸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파4 홀에서 100야드를 남기고 세컨드 샷을 해도 파를 잡을 수 있고, 150야드를 남겨도 파를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좀 더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게임을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때문에 최경주는 거리를 포기했다. 최경주는 “오늘처럼 비바람이 치는 날 볼을 더 멀리 치겠다고 달려들면 볼은 제 멋대로 간다. 그러면 스스로의 샷에 대해 책망하게 되고, 욕심이 더 커지면서 게임은 둔해진다. 반면 욕심을 내려놓을 때 마음은 더 편해지고 성적도 따라온다. 캐디에게 나는 굴욕샷을 한다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어쩌면 그것이 정답인 듯하다”고 밝혔다.
12년간의 PGA투어 경험이 가져온 이 소중한 깨달음이 불혹의 나이에 최경주를 세계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려놓았다.
송도|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