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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고~ 쪼개고~ ‘살라미 오피스텔’ 등장

입력 | 2011-09-20 03:00:00

원룸-화장실을 3개로 분리… 3명 공동사용 기숙사형 설계
임차료부담-생활불편 덜어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인 오피스텔이 높아진 인기에 맞춰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지역별 입주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거나 선택 가능한 평면 수를 20개 이상 만들어 소비자에게 고르는 재미를 주고 있다. 현관에 들어서면 내부 공간이 모두 들여다보이는 일자(一字)형 평면 대신 아파트처럼 내부 공간을 ‘ㅁ’이나 ‘L’자 형태로 배치한 곳도 나온다. 아파트 시장 침체 장기화로 오피스텔에 눈을 돌린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품질 경쟁이 시작된 측면이 크다.

맞춤형 오피스텔은 입주자의 특성을 철저하게 분석해 일반 오피스텔에서 보기 힘든 기능이나 평면을 집어넣은 게 특징. 대우건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서 분양 중인 ‘논현 2차 푸르지오 시티’는 ‘기숙사형 평면’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주변 남동공단 근로자들이 2,3명씩 함께 집을 얻어 산다는 점에 착안한 설계로 전용면적 53㎡의 소형 오피스텔이라도 방을 3개 배치하고, 화장실과 샤워실을 독립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GS건설은 연내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서 분양할 오피스텔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실내 디자인과 수납 기능이 강화된 평면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변에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이 있어 여학생 수요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을 세웠다.

평면의 가짓수를 늘려 고르는 재미로 승부하는 오피스텔도 있다. 서울 중구 흥인동에서 두산중공업이 분양 중인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의 평면 수는 무려 25개. 여기에 일부는 입주자가 벽의 위치를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가변형 벽체를 도입해 공간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도 있다.

층고를 일반 오피스텔의 2배로 높인 곳도 있다. 쌍용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선보이는 ‘쌍용 플래티넘S’는 천장 높이가 4.8m로 일반 오피스텔(2.4m)보다 높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다락방 수준의 복층형 구조가 아니라 1층과 2층을 각각 독립된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설계해 사용 면적이 두 배 가까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아파트처럼 설계된 오피스텔도 있다. 최근 부산에서 분양한 우성A&C의 ‘정관스마트시티’는 전용면적 32m²는 ‘L’자형, 38m²는 ‘ㅁ’자형 구조로 설계해 거실 부엌 방을 모두 독립적인 공간처럼 구분했다. 기존의 오피스텔이 대부분 직사각형 구조여서 거실 부엌 방 등을 일자형으로 배치해 문을 열면 내부 공간이 훤하게 들여다보여 사생활이 노출되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이 주거 공간으로 인정받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오피스텔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매경쟁이 치열해진 게 원인”이라며 “앞으로 오피스텔 차별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