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냉장고 전력망 보안카메라 등 똑똑한 시스템 늘어스마트폰은 기능 업… 게임은 물론 3D촬영까지 척척
교도관들은 편을 나눠 수감자와 교도관 역할을 수행했다. 매년 그렇듯 수감자 역할을 맡은 교도관은 난동을 부리고 교도관들은 사태를 진압했다. 그런데 올해는 한 가지가 달라졌다. 이 모든 장면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로 촬영돼 컴퓨터에 기록된 것이었다.
몇 차례의 훈련이 반복됐고, CCTV의 영상은 컴퓨터로 보내졌다. 이 컴퓨터는 많은 상황을 학습했다. 수감자 역할을 맡은 교도관의 몸짓과 얼굴을 파악해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했고, 이들 가운데 함께 몰려다니며 ‘조직’으로 나뉘어 움직이는 무리가 누구인지를 살펴 별도로 분류했다. 각 조직 사이의 적대관계까지도 파악했다. 그 결과 몇 차례의 훈련이 끝난 뒤에는 수감자 사이에 형성된 적대적 조직원들이 서로 가까이 맞닿기만 해도 컴퓨터는 이들의 접촉 장소를 경고신호와 함께 교도관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낼 수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처럼 달라진 전미 교도관 훈련캠프의 모습을 보도했다.
○생활 속 스마트 기술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1의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삼성 스마트 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방범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개별적인 CCTV는 화상만 찍어 전송하는 ‘멍청한 기계’지만 새로운 방범시스템은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CCTV를 중앙컴퓨터에서 하나로 연결하고 그 내용을 분석되는 똑똑한 시스템이다. 전기를 제어하는 스마트그리드도 마찬가지다. 전기를 쓰는 각종 가전제품들은 단순 기능을 작동하기 위해 전기를 쓰지만 스마트그리드는 콘센트에 꽂힌 가전제품들을 파악해 적당한 시간에 적당한 전기만 쓰도록 제어한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충전은 전기료가 싼 밤에 하도록 하고, 냉장고는 낮에 전기를 많이 써야 하니 문을 열 일이 없는 밤에는 최소 전력으로 작동하게 하는 식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통신망이다. 최근 국내 통신사들은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해 스마트한 도시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기술은 유무선 등 통신망에 연결된 기계의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이런 작은 기계를 슈퍼컴퓨터 수준의 대형 서버에 연결해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든다. 스마트폰으로 대용량 문서를 열어보고 순간적으로 세계 각국의 언어를 번역해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통신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스마트 기기의 진화
이런 생활을 가능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스마트 기기가 바로 스마트폰이다. 처음에는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기능을 휴대전화에 몇 가지 넣은 것에 불과했던 스마트폰은 최근에는 컴퓨터보다 더 뛰어난 기능도 일부 갖춘 ‘만능 기계’로 진화했다. 가장 큰 특징이 바로 휴대성과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의 존재다. 어디든 들고 다니는 컴퓨터라는 특성 덕분에 소리를 녹음하고 영상을 녹화하면 컴퓨터와는 비교되지 않는 현장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QR코드 같은 전자코드를 촬영해 사물의 정보를 바로 검색해 보는 기능 등이 스마트폰이 컴퓨터보다 더 우월한 대표적인 기능이다. 이 외에도 켜고 끄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노트북 컴퓨터와는 달리 어디에서도 쉽게 켜고 끌 수 있는 스마트폰은 휴대용 녹음기 기능은 물론이고 간이 화상회의까지 언제 어디서도 가능하게 도와준다. 특히 전문가가 촬영한 영상 못잖은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영화감독이 스마트폰으로만 영화를 찍을 수도 있게 됐다. 최근 등장한 스마트폰은 3차원(3D) 입체영화를 “5000만 원 장비 수준으로 찍어준다”는 극찬을 영화감독으로부터 받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PC도 관심을 모은다. 무게가 가장 가벼운 수준의 노트북컴퓨터의 절반 수준인 얇은 공책 크기의 태블릿PC가 화면이 작은 휴대전화로는 불가능했던 일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책을 읽는다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즐기기에 태블릿PC는 최상의 기기로 손꼽힌다.
이 같은 기기들이 발전하면서 콘텐츠산업도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았다. 미국 아마존닷컴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적인 출판사들이 기존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발간하기 시작했다. 영화사들도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를 위한 전용 콘텐츠 또는 대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