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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운업 진출은 산업발전 저해 요인”… 이종철 선주협회장

입력 | 2011-09-19 03:00:00


“포스코 등 대형 화주(貨主)가 본업과 상관없는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벌이는 것처럼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종철 한국선주협회장(STX그룹 해운지주 부문 총괄 부회장·사진)이 16일 제주 제주시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시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물류회사 대우로지스틱스의 기업회생 사모펀드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 해운업계는 포스코가 사실상 해운업에 뛰어들겠다는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30여 개 선사가 포스코의 물량을 주로 운송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물류산업 진출은 이들 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형 화주가 해운사를 만들어 물건을 나르는 ‘2자 물류’는 해운업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5대 선사의 규모를 합쳐도 일본 최대 해운사인 NYK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3자 물류’가 활성화된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2자 물류에 뛰어들기 때문이라고 선주협회는 분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대주주인 물류기업 글로비스는 모(母)그룹 의존도가 85%,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로지텍은 삼성그룹 물량이 매출의 95%에 이른다.

이 회장은 “브라질 철강회사 발레가 1990년대에 해운회사를 차렸다가 전문성 부족으로 실패했듯 해운업 진출은 장기적으로 포스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해운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일본처럼 자국 대량화물 수송 시 외국 선박의 참여를 제한하고 △해기사 인력 부족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