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한국선주협회장(STX그룹 해운지주 부문 총괄 부회장·사진)이 16일 제주 제주시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시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물류회사 대우로지스틱스의 기업회생 사모펀드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 해운업계는 포스코가 사실상 해운업에 뛰어들겠다는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30여 개 선사가 포스코의 물량을 주로 운송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물류산업 진출은 이들 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형 화주가 해운사를 만들어 물건을 나르는 ‘2자 물류’는 해운업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브라질 철강회사 발레가 1990년대에 해운회사를 차렸다가 전문성 부족으로 실패했듯 해운업 진출은 장기적으로 포스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해운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일본처럼 자국 대량화물 수송 시 외국 선박의 참여를 제한하고 △해기사 인력 부족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