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철 전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 DB.
■스승 강병철 전 롯데 감독이 본 최동원
제자를 앞세운 스승의 마음은 역시나 착잡할 따름이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처럼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1984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사령탑을 맡았던 강병철(65·사진) 전 감독은 “지난 번(7월 22일 경남고-군산상고의 레전드 매치) TV를 보고 깜짝 놀랐다.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수술 받고 나서 ‘괜찮다’는 얘기에 그런 줄로만 알았다. 얼마 전 KBO에 들렀을 때도 강원도 등지에서 요양 중이고 많이 회복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라며 잠시 말문을 잇지 못했다.
최동원을 얘기하면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1패)을 거둔 일화를 빼놓을 수 없다. 강 전 감독은 “많이 알려진 얘기지만 마지막 7차전 때도 본인이 등판을 자원했다. 그런 투혼을 발휘한 투수는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동원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이었다.
던지면 이기고, 우승했다. 프로 초창기라 그런 대기록도 나올 수 있었겠지만, 또 앞으로 동원이나 선동열 같은 투수도 나올 수 있겠지만 동원이처럼 역투할 수 있는 투수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닥을 많이 다져 프로야구가 발전하게끔 기여했는데도 그렇다. 동원이도 삼성에서 그만두고 은퇴한 뒤 순탄치 않았는데 안타깝다”는 말로 꼭 한번 고향팀 감독을 맡고 싶다던 꿈을 이루지 못한 제자에 대한 안쓰러움을 대신했다.
정재우 기자 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