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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만난 CEO 3인의 포부

입력 | 2011-09-15 03:00:00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차, 유럽 브랜드 됐다”

“2010년대는 현대자동차의 10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은 13일(현지 시간) 현대차 기자회견장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을 설명하고 “상반기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전년 대비 10.6%의 판매 증가를 이뤘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400만 대를 넘을 것”이라며 “유럽에서도 사회공헌활동과 좋은 제품을 통해 진정한 유럽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무대에 등장하기 전 10여 초 동안 무선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방송 사고’가 있었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며 여유 있게 발표를 시작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에는 한국 취재진에게 신형 ‘i30’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그는 “대형 브랜드들이 고급 모델을 내놓지만, 경제상황이 어려워서인지 (준중형차인) i30 같은 차량이 편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발표를 준비하면서 경쟁업체의 부스를 틈나는 대로 들렀다. 이날 오전 9시 40분에 프랑크푸르트 메세 박람회장에 도착한 뒤 현대차 부스를 챙기면서도 BMW, 푸조, 도요타, 혼다 등의 부스를 찾아 전시된 차들을 둘러봤다. 특히 정 부회장은 BMW 5시리즈와 푸조가 최초로 공개한 디젤 하이브리드차인 ‘508RXH’의 운전석에 직접 앉아봤다. 기아자동차 기자회견 이후에는 전시관을 찾은 관계자들을 만나고 현대차그룹 직원들을 격려한 뒤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 부스를 차례로 둘러봤다. 정 부회장은 유럽 딜러들을 만나고 부품업체들의 제품들을 둘러본 뒤 14일 귀국했다.  
■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내년 유럽서 4만대 판매”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회사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쌍용자동차가 올해는 콘셉트카를 발표하며 복귀했다. 쌍용차 이유일 사장(사진)은 13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크로스오버차량 콘셉트카(XIV-1)를 발표한 뒤 한국 기자들과 만나 “‘XIV-1’은 쌍용차가 재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략 차종이 될 것”이라며 “되도록 빨리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내년도 쌍용차의 유럽 판매는 4만 대에 이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힌드라와의 합병 이후 6개월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마힌드라와) 서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잘 해나가고 있고 (마힌드라가) 매우 투명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가 느껴졌지만 노조가 인도를 방문하고 마힌드라 경영진도 한국을 자주 찾으면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쌍용차는 마힌드라와 엔진과 플랫폼, 차체 등의 공동 개발을 통해 비용도 줄여 나갈 방침이다.

쌍용차의 중장기 계획안에 대해 이 사장은 “중기는 2013년, 장기는 2016년까지 계획을 마련하고, 다음 주 중장기 계획안에 대해 직원들과 공유할 예정”이라면서 “그동안 쌍용차가 거듭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직원들이 써냈는데, 128개가 나왔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내년도에 주력할 부분을 품질로 꼽았다. 법정관리 때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평을 들었는데 품질을 우선 개선하고, 애프터서비스 부품 공급을 원활히 해 고객들의 불만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국내 영업 강화를 위해 국내 딜러는 110여 개 수준에서 1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 에드워드 웰번 GM 부사장 “프리미엄 소형차가 뜬다”


13일 만난 GM의 디자인 최고 책임자인 에드워드 웰번 부사장(사진)은 “지금의 자동차 트렌드는 프리미엄 소형차”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해 크기를 줄이면서도 각종 사양은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가 모든 브랜드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웰번 부사장은 미국 독일 한국 인도 중국 호주 브라질 등에 위치한 10개 GM 디자인스튜디오를 총괄하고 있으며 모든 GM 제품과 브랜드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GM의 글로벌 중형차 ‘말리부’에 대해서는 “수려하고 정제된 디자인에 프리미엄과 럭셔리 이미지를 더했다”며 “이러한 디자인은 긴 시간 동안 신선함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리부는 전 세계 93개국에서 판매될 차세대 글로벌 중형 세단으로 글로벌한 디자인 추세에 맞추되 세계 여러 시장의 고객 목소리에 귀 기울여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웰번 부사장은 한국GM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GM 디자인센터가 ‘미래’ 콘셉트카뿐만 아니라 쉐보레 브랜드의 ‘아베오’ ‘스파크’ ‘올란도’ ‘크루즈’ 등의 디자인을 주도했고 이러한 면에서 한국GM 디자인팀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 부분은 한국에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요소는 실내 디자인이다. 그는 “차량의 전반적인 외부 디자인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면 실내공간에서도 기대를 만족시키는 답을 구현해야 할 것”이라며 “완성도가 떨어지는 인테리어가 전체적인 차량의 디자인을 망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웰번 부사장은 2005년 3월부터 GM 글로벌디자인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