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이 50년 전에 한 것과 똑같은 말이 8일 밤 KBS가 생중계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안철수 현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지도가 치솟는) 안 교수를 보면서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스마트 시대가 왔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지 않나. 정치권에 대한 변화 욕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고여서 썩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안철수 신드롬을 예상했다는 것인지, 닥치고 보니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1992년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 대통령은 1995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 김영삼 대통령이 정원식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바람에 ‘왕따’ 신세였다. 그 후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됐지만 그의 체질은 ‘여의도 정치’와 맞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둔 것에 대해 ‘정치권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선거제도 개편과 헌법 개정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