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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대출 4조 껑충… 가계부채 또 다른 뇌관

입력 | 2011-08-26 03:00:00


한도를 정해놓고 필요한 만큼 썼다가 다시 채워 넣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올해 2분기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들어서도 대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자칫 가계부채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2분기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145조1000억 원으로 1분기보다 4조1000억 원 늘었다. 6월에만 1조7000억 원이 증가하여 지난해 6월 증가분(2247억 원)의 8배에 달했다. 기타대출은 가계대출 잔액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대출 잔액을 뺀 수치로, 기타대출의 80∼90%가 마이너스통장 대출인 것으로 추정된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분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4.5%로 절반에 육박했다. 2008년 3분기 51.4% 이후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2분기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 때문에 돈 쓸 일이 많아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3분기에도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생활고 때문에 증가폭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조218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1167억 원(1.7%) 증가해 잔액 증가율이 감독당국이 은행권에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0.6%)의 3배에 가까웠다. 기업은행도 7월 중 잔액 증가율이 1.3%(202억 원)로 목표치의 2배를 웃돌았다. 국민은행도 23일 현재 대출 잔액이 9조7249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2408억 원(2.5%) 증가했다. 7월 증가액 187억 원(0.2%)의 13배에 이른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는 치솟아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들이 손쉽게 쓸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에 기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용도가 분명하지 않은 가계대출을 규제하면서 마이너스대출에서 돈을 빼 생활비 등의 용도로 활용한 서민이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금 보전을 위한 주식 재투자 용도로도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