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박재완 재정부 장관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재정부 장관 바쁜 거야 당연한 얘기지만,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는 날 자체가 손에 꼽을 만큼 드뭅니다. “일주일에 평균 한 번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 재정부 고위 관계자의 귀띔입니다.
과천청사 1동 7층에 넓은 집무실과 대회의실까지 갖추고 있는 박 장관이지만 정작 그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자주 이용합니다. 장관 취임 이후 박 장관이 직접 주재한 20차례 회의 중 13번이 중앙청사에서 열렸고, 과천에서는 7번만 개최됐습니다. 그나마 8월 들어서는 한 번도 과천에서 회의를 열지 않았습니다. 25일 주재할 경제정책조정회의 역시 중앙청사에서 하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의 ‘중앙청사 애용’을 실용이라는 관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과거부터 부총리급 대우를 받아온 역대 재정부 장관들은 자신의 권위와 의전을 위해서라도 회의 장소로 과천청사를 고집했던 측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재정부 관계자는 “상당수 장관이 서울시내에 있고 청와대에 들어갈 일도 많은데 굳이 과천에서 회의를 열 필요가 없다”며 “예전에 과천에서 장관급 회의를 주재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차관을 대신 참석시키는 부처가 꽤 많았다”고 말합니다.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 재정부 장관 집무실을 뒀던 건 과거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역대 장관들도 과천보다는 명동 집무실을 자주 이용해 왔습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