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어항차’로 불리는 신형 쉐보레 크루즈와 올란도 차주들이 계속되는 비 소식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 결함신고센터 게시판에는 7월 이후 엔진룸, 트렁크, 조수석, 램프 등 차량 이곳저곳에서 누수가 발견됐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7월에 등록된 크루즈 불만 신고 20건 중 16개는 누수관련 결함이다. 올란도는 50건이 넘는다.
누수는 대부분 출고 2~3개월 이내의 신차에서 발견되고 있다. 운전자들은 조금만 비가와도 차에 물이 스며들고 있다며 황당함을 호소했다. 누수 신고는 지난달 우기가 시작된 시점부터 급증했다.
올란도 차주 박모 씨는 “비가 올 때 보닛 안쪽으로 물이 흘러들어 전기 배선과 엔진에 고인다. 동호회 내에 이런 증상이 수두룩해 조만간 집단 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비난했다.
쉐보레 동호회 게시판에도 “비가 오면 물이 새 차를 끌고 나갈 수 없다”, “신차가 물이 샌다는 얘기를 과거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등의 비난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같은 불만이 폭주하자 진상 파악에 나섰다. 소비자원 김종훈 자동차 조사위원은 “7월에 집중된 차량 누수 건에 대해 해당 제조회사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8월 중에 한국지엠의 테스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회사 측에서 결함을 인정하면 즉시 권고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차량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누수는 차량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차량의 해당 부위 실링(외부 누수 등 내부 침입 방지 처치) 미흡 때문”이라며 “어떤 차도 초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극히 일부 크루즈나 올란도 차주들의 불만인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