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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방부와 해병대에 따르면 이달부터 구타와 폭언, 욕설, 왕따, 기수 열외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해병대 병사에 대해서는 해병대원을 상징하는 붉은 명찰을 일정기간 떼어내고 해병대사령부 직권으로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기로 했다.
해병대에 복무하는 병사가 붉은 명찰을 달지 않으면 사실상 '유령 해병'과 마찬가지로 아직 그런 전례를 찾기 어려워 해병대에서는 가장 큰 벌칙으로 꼽힌다.
해병대는 가입소 기간을 포함한 총 7주간의 신병훈련 기간 중 극기훈련이 끝나는 6주차 금요일에 해병대원임을 상징하는 붉은 명찰을 달아주는 의식을 치르고 있다.
오른쪽 가슴에 붉은 명찰을 달았을 때 비로소 해병대의 일원이 되었음을 인정받게 된다.
해병대 관계자는 "빨간 명찰은 해병대 장병에게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나타내는 표식물이 아니라 '해병대 아무개'라는 해병대에 소속된 한 일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는 명령인 동시에 징표"라고 말했다.
또 해병대는 중대급 이하 부대에서 구타와 폭행 등이 적발되면 아예 해당 부대를 해체해 재창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병대는 이를 해병대사령관 '특별명령'으로 하달하고 전체 장병에게 이 명령을 이행하겠다는 각서를 받되 만약 위반하면 명령위반죄로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병대는 기수를 폐지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현재 TF에서는 해병 기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드러난기수문화의 장, 단점을 자세히 분석해 계승할 것과 고칠 것을 면밀하게 분석해 새로운 기수개념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포항의 교육훈련단(신병훈련소) 입소를 기준으로 하는 기수는 병 상호간 위계질서를 분명히 밝혀 단합과 부대관리에 도움을 주는 장점도 있지만, 선임 기수들이 후임 기수를 때려도 된다는 특권의식을 가지게 하는 등 부작용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해병대 병사 4명과 해병 2사단 작전범위에 있는 육, 해, 공군부대 병사 각 1명씩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