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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베이스볼] 김광삼 “뭐, 내가 한화로 트레이드된다고?”

입력 | 2011-07-12 07:00:00

LG 투수 김광삼. 스포츠동아DB.


구단서 말도 없이 사람 무시하나?
알고보니 한 매체 ‘수’를 ‘삼’으로 오타

승부욕 강한 로페즈 “다승 1위” 욕심
윤석민 “공동 1위” 말에 감동했어요

비가 오는게 마냥 좋은 가르시아
그의 말 한마디에 동료들 빵빵 터져요

SK에 치명타 입힌 조영훈-신명철
사실 채태인 대신 나와 ‘야신’ 울렸어요

어느덧 7월도 중반을 향해 치닫는데, 6월부터 시작된 장마는 좀처럼 그치지 않아요. 8개구단 모두 열흘 남짓 남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전력질주할 계획이지만, 하늘 보니 질주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닌 밤중 홍두깨? 김광삼의 트레이드 해프닝

LG는 11일 오전 김광수를 한화에 주고, 유원상과 양승진을 받는 트레이드를 발표했어요.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난리가 났어요.

모처럼 휴식일에 달콤한 잠을 청하고 있던 김광삼. 친구에게 온 전화 한통에 화들짝 놀라 잠을 깼어요. “광삼아, 너 한화로 트레이드됐대.”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친구 목소리가 다급해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14일 경기 선발 통보까지 받은 김광삼은 믿어지지 않았어요. 인터넷을 켜봤어요. 그런데 눈 비비고 다시 봐도 선명한 이름 석자 ‘김광삼’.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요. ‘사람 무시해도 그렇지, 트레이드했으면 선수한테 먼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냐?. 기사 보고 알아야해?’ 구단에 따지려고 전화기 붙잡는 순간, 갑자기 기사는 ‘김광수’로 수정됐어요.

한 매체가 이름 비슷한 ‘김광수’를 ‘김광삼’으로 잘못 써서 인터넷에 그대로 올렸던 것. ‘그럼 그렇지.’ 안도의 한숨 내쉬며 다시 잠자리 드는 순간, 가만 생각해보니 트레이드 주인공이 절친한 후배 김광수였어요. 자신보다 1년 뒤인 2000년 LG에 입단했으니 벌써 12년간 동고동락. 김광수는 올시즌 투수조장이었고, 2군에 내려가면서 자신이 대신 투수조장 맡고 있었어요. ‘광수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요. “광수야, 한화 가서 잘해라.”

○로페즈가 윤석민에게 미안해 한 까닭은?

KIA 윤석민과 로페즈, 다승 공동1위를 달리고 있어요. 방어율도 함께 2점대 찍으며 2∼3위 올라있어요. 다승과 방어율 1위에 함께 도전하는, 이렇게 막강한 원투펀치가 언제 있었을까 싶어요.

얼마 전 일이에요. KIA 동료들이 윤석민과 로페즈에게 물었어요. “만약 함께 다승 1위 달리고 있는 상황, 시즌 마지막 딱 1경기 남았다면, 누가 등판하고 싶냐?’ 승부욕 강한 로페즈,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어요. “석민아, 내가 등판하고 싶어.” 그러나 윤석민은 속깊은 청년. “전, 로페즈 형과 함께 공동1위하고 싶어요. 시즌 마지막 경기 우리 (양)현종이에게 양보해요.” 순간 로페즈는 부끄러움에 안절부절.

로페즈 올해 서른여섯이에요. 윤석민은 열한 살이나 어린 스물다섯. 막내 동생 혹은 조카뻘 후배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당황했어요. 그리고 감동했어요. 옆에서 누가 다시 “양현종도 함께 다승1위라도 양보할 거야?”라는 질문했어요. 이번엔 윤석민 “그럼 트레비스가 던져야지!”. 감동의 물결에 빠진 로페즈, 윤석민 보고 한마디 했어요. “석민아 내가 생각이 짧았어. 미안해∼.” 로페즈의 솔직함, 윤석민의 순수함, KIA 덕아웃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 하루였어요.



○비에 젖은 가르시아, ‘나이스 레인!’

“오! 나이스 레인! 마이 홈 멕시코, 네버 레인!” 9일 대전구장이었어요. 경기 전 시원하게 빗줄기가 내리자 그라운드에서 훈련하던 한화 가르시아는 이렇게 외치며 덕아웃 쪽으로 발걸음 옮겨요. 주변에서는 폭소가 터졌어요. 트레이드마크인 ‘올백머리’는 빗물에 흠뻑 젖어서 윤기가 반짝반짝. ‘섹시가이’는 두 팔 벌리고 한동안 하늘을 바라봐요. 고향에서는 구경도 하지 못했던 빗방울이래요. 이곳에서는 하루걸러 보고 있으니 흐뭇한가 봐요. 게다가 비 내리는 날은 휴일, 마침 전날 경기도 비로 취소돼 가르시아는 편안한 저녁시간 보냈어요.

하지만 잠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곧 비가 그치고 경기가 시작됐어요. 이 때 장난기 발동한 가르시아가 이여상 앞에 섰어요. “네가 안타 2개 치면 배트를 선물로 주겠다.” 마침 이여상 어머니는 가르시아의 팬. 이여상의 고향은 가르시아가 한국 땅에 처음으로 정착했던 부산이거든요. 눈에 불을 켠 이여상, 3회 2번째 타석 만에 2안타 완성해요. 의기양양 이여상은 결국 가르시아로부터 사인 배트를 선물 받았어요.

‘가르시아 효과’는 홈런뿐만이 아니었어요. 멕시칸 독수리의 날갯짓은 팀 분위기에도 일조하고 있어요.



○SK, 7연패는 채태인 탓?

주말 롯데를 잡고 겨우 빠져나오긴 했지만, SK는 5∼6일 문학 삼성전 연패로 7연패까지 당했어요. 삼성에 5-2로 앞서다 연거푸 뒤집어져서 그 충격은 더 컸죠. 첫날은 조영훈, 둘째 날은 신명철에게 당한 일격이 치명적이었어요. 둘에게 나란히 동점 적시타와 동점 3점 홈런을 맞았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원래 예정대로 갔다면 삼성은 둘 대신에 채태인을 기용할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채태인이 5일 훈련 개시 직후,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실려 나가면서 조영훈이 선발 1루수로 타선에 들어왔고, 신명철은 6일 1군에 등록했어요. ‘죽은 채태인이 산 SK를 잡은’ 꼴이에요. 결국 SK는 8일 롯데를 잡았는데 문학에서는 6월 15일 이후 첫 승이었어요. 이러다 보니 구단 직원들, 승리 세리머니 진행도 헷갈려하더군요. 살다보니 SK에도 이런 날이 있네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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