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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평창 참 장하다

입력 | 2011-07-07 03:00:00


겨울올림픽 도전에서 두 번이나 분한 눈물을 삼켰던 강원 평창이 마침내 승리의 여신과 화려한 입맞춤을 했다. 평창이 2전(顚)3기(起) 만에 2018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낭보가 전해지는 순간 그때까지 잠자리에 들지 않고 소식을 기다리던 국민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만세를 불렀다. 2010년과 2014년 대회 개최지 선정 때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2차에서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1차에서 강적 독일과 프랑스를 밀쳐내 버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접촉하며 마지막까지 공을 들인 정치 경제 체육계 인사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한국은 여름과 겨울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올해 8월 대구 개최)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6번째 국가가 됐다. 평창 올림픽이 유발하는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는 29조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23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 브랜드 제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도 크다.

평창의 2018년 대회 슬로건은 ‘새로운 지평’이다. 겨울스포츠의 뿌리가 깊지 않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남은 과제는 유치 과정에서 보여준 국민적 에너지를 7년 남짓 남은 대회 준비에 쏟는 일이다. 우리는 겨울아시아경기를 비롯해 쇼트트랙 스노보드 컬링 스키점프 등 겨울스포츠 종목의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

겨울스포츠가 생활화한 유럽, 북미지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관중 동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주∼강릉 복선전철, 제2영동고속도로, 동해·동서고속도로 등의 교통망 확충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인구가 많은 수도권 등 외부 관람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짓는 경기장들을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경제성 효율성 및 환경친화성을 갖춘 실속 대회를 지향하기 바란다.

미국의 보잘것없던 광업도시 레이크플래시드는 두 차례 겨울올림픽을 치른 뒤 세계적인 휴양도시로 탈바꿈해 연 200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평창엔 훌륭한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 미숙한 운영과 불편한 숙박 수송체계로 체면을 구긴 지난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은 반면교사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는 우리 국력과 국가 이미지를 한 차원 높였다. 평창 올림픽은 선진 한국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세계인이 함께 활강하는 백설(白雪)의 축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