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올림픽 중계’하듯 한국영화 혹은 배우나 감독의 수상에 ‘국가적 쾌거’를 운운하는 보도가 나오곤 하지만 한국영화의 해외 영화제 수상은 여전히 반가운 뉴스이다. 아직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름이 ‘전쟁’ 말고는 해외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의 기쁨은 어땠을까.
1961년 오늘, 제1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린 가운데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했다. 그해 6월23일 개막한 이 영화제는 스물아홉의 젊은 연출가 강대진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김승호가 주연한 ‘마부’에 이 같은 영광을 안겨주었다.
영화 ‘마부’는 아픔 속에 세상을 떠난 큰딸을 포함해 고시 준비생인 장남, 싸움질로만 소일하는 둘째 아들, 말하지 못하는 장애를 지닌 작은딸을 둔 아버지의 이야기. 마부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의 눈물겨운 부성애와 서민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신영균 엄앵란 황정순 등과 주연한 김승호가 서민적 연기의 정수를 보여준 영화이기도 하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