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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미래다]삼성증권, ‘불완전판매 배상서비스’로 완벽AS 추구

입력 | 2011-06-27 03:00:00


 

 

올해 증권가는 ‘애프터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자산관리 시장에서 고객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금융상품 환불, 리콜 서비스를 선보이며 판매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경쟁의 포문을 연 곳은 자산관리의 강자로 꼽히는 삼성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구매 철회 서비스’와 ‘불완전판매 배상 서비스’를 내놓으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구매 철회 서비스는 금융상품에 가입한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5영업일 이내에 원금과 함께 선취판매 수수료를 돌려주는 방식. 펀드뿐만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 등 주요 금융상품에 모두 적용한 게 특징이다.

또 원금손실 우려가 있는 금융상품인데도 고지가 잘 안 됐거나 투자자 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 가입을 부추기는 등 불완전 판매가 이뤄진 경우에는 보상을 시작했다.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생각하는 고객은 15일 이내에 리콜도 신청할 수 있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품을 ‘제대로’ 판매하고 판매 이후 사후 관리까지 철저히 해 고객의 신뢰를 얻겠다는 전략이었다.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2000년대 초반부터 자산관리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쳐온 덕분에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가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08년 말 62조 원에 그쳤던 삼성증권의 지점 예탁자산은 지난해 9월 말 증권업계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또 서울 강남 등 자산관리 핵심지역의 고액자산가를 집중 공략한 결과 자산 1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개인고객 또한 최근 2년 동안 2만 명이 불어 8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쟁사와 2배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자산관리 부문이 전체 순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13%에서 지난해 22%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부터는 랩어카운트 시장을 선도하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헤지펀드 상품을 확대해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고액자산가를 위한 다양한 상품과 뛰어난 실력을 갖춘 프라이빗뱅커(PB), 지점의 세미나 마케팅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는 자평이다.

삼성증권의 강점은 글로벌 역량에서도 발휘된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홍콩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닦은 데 이어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지점을 내며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홍콩법인은 1년 반 만에 120명의 현지 우수 인력을 채용하며 덩치를 키웠고 작년에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총 3조4000억 원에 이르는 거래를 성사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증권은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 거점을 확대해 2015년까지 아시아 전체를 커버하는 ‘아시아 톱 5위’ 증권사로 도약하고 2020년에는 ‘글로벌 톱 10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