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편입 감사 중인데 또… 재정지원 보장은 안하면서 대학 탓만… 자율성 침해”
감사원이 대학등록금 산정 기준과 재정운영 상황 전반을 대대적으로 감사하겠다는 방침임이 알려지자 많은 대학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사원이 이미 입학과 편입 실태에 관한 감사를 벌이는 마당에 등록금 문제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건 대학을 ‘문제의 소굴’로 인식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
A대 관계자는 “새로 취임한 감사원장이 교육계 비리 척결을 제일의 사업으로 꼽은 것은 알지만 모든 대학이 비리집단으로 낙인찍히는 것 같아 좋지 않다”고 말했다. B대 관계자는 “등록금 이슈가 심각하게 번진 것은 이해하지만 대학만 너무 잡는 것 같다. 조사한다면 따라야 하겠지만 문제의 화살을 대학에만 돌리는 것 같다”고 했다.
감사원은 “감사는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한편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등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C대 관계자는 “등록금 산정 기준뿐 아니라 연구개발 등 모든 자금의 전출입을 본다는 건 대학 자율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사학에 대해 실질적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교육과학기술부와 합동으로 감사를 할 방침이다.
감사 결과에 따라 우수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고 부실대학의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감사원의 계획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방침과 상통하기도 한다.
이 장관은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재단 전입금을 내놓는 데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학은 대학평가 지표에 포함시켜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학자금 제한 대학 23개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는 50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