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문제해결 기법 ‘TRIZ’ 대가 日 가사이 하지메의 기업 컨설팅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제공
가사이 하지메(笠井肇) 일본 아이디어(IDEA)사 컨설팅센터장(64·사진)은 고가네이에 창의적 문제해결 기법인 ‘트리즈(TRIZ)’를 적용했다. 고객들의 요구를 철저하게 분석해보니 ‘작지만 고압력을 내는 제품’을 원했다. 자력을 이용하는 에어밸브는 모든 제품에 코일 기둥이 하나 들어가 있었다. 에어밸브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코일 크기를 키우거나 길게 만드는 방식이 쓰였다.
가사이 센터장은 역발상을 제안했다. “코일을 다른 형태로 할 수 없을까요?” 트리즈의 발명 원리 중 하나인 ‘분할’에 따라 코일 기둥을 U자형으로 만들어봤다. 당연히 하나라고 여긴 것을 2개로 쪼갠 것이다. 그 결과 공기를 쏘는 힘이 2배로 강해지면서도 크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트리즈를 적용한 지 1년 만에 고가네이는 ‘만년 2등 기업’에서 1등 기업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러시아에서 시작된 창조적 문제해결 이론인 트리즈는 199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미국, 유럽, 아시아로 퍼지기 시작했고 최근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초기에는 전자·전기,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적용되다가 최근에는 화학 분야를 비롯해 화장품 등 생활소비재까지 트리즈를 적용하면서 그 영역을 넓혀 나가는 추세다. “품질혁신과 고객만족을 위한 기업경영 전략인 ‘6시그마’ 등이 고질적인 문제를 배제하거나 적당히 타협하는 반면에 트리즈는 발상을 전환해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다른 국가에서 트리즈가 연구개발에 한정돼 있는 데 반해 일본의 트리즈는 아이디어 도출이나 기업 혁신을 넘어 실제 상품화까지 이끄는 도구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파나소닉의 전자 화이트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작은 차로 이동하는 영업사원들이 실물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는 판매점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 휴대가 가능하면서 필기할 수 있는 공간은 기존과 동일한 ‘작으면서도 큰’ 화이트보드가 필요했다. 트리즈의 발명원리를 적용해 칠판을 접을 수 있게 만들자 시장에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국내에서는 현재 삼성 LG 현대 포스코 등 대기업에서 주로 트리즈를 적용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중견기업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가사이 센터장은 소개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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