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완 경제부 기자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말 국내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32.52%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신한은행(11.75%)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지방은행 중에서도 우리금융 자회사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25.09%, 16.14%로 달갑지 않은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PF 부실은 우리금융 계열 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사 대상 18개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은 지난해 12월을 저점으로 ‘V’자형 상승 곡선을 그린다. 특히 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9월 18.11%에서 작년 말 16.44%로 떨어지는 듯하다가 올 3월 18.35%로 치솟으며 전 고점을 갈아 치웠다.
우리금융이 2001년 출범 후 현재까지 대주주인 정부와 경영약정(MOU)을 맺으며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는데도 PF 위험 관리를 이처럼 형편없이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오랜 기간 우리금융을 지켜본 금융권 관계자들은 제법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는다. “금융기관을 약골로 만드는 데 관치(官治)만큼 좋은 것도 없어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경영진이 실적 쌓기에 급급해 PF 대출을 늘리다 보니 지금 골병이 든 것이죠.”
차지완 경제부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