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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샐러리맨의 신화’ 대학서 곤욕 왜?

입력 | 2011-05-02 03:00:00

직장인 출발 유통그룹 CEO로
탕쥔씨 작년 학력위조 드러나




‘중국 샐러리맨의 신화’로 알려진 탕쥔(唐駿·49·사진) 씨가 대학 강연에서 학력 위조 경력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출발한 탕 씨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 본부 총재를 거쳐 중국 굴지의 유통 및 부동산 그룹 신화두(新華都)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탕 씨는 4월 27일 난징임업대에서 자서전 제목과 같은 ‘나의 성공은 복제될 수 있다’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다. 학생들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된 강연은 박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연단 옆에 서있던 난징대 4학년 샤오두(小杜) 씨가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여기 미국 웨스턴퍼시픽대 박사학위 복사본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에서도 가짜 학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논란이 됐던 퍼시픽웨스턴대 박사인 탕 씨는 그동안 세계적 명문인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해오다 지난해 과학 종교계의 비리 폭로 전문가인 팡저우쯔(方舟子) 씨에 의해 거짓말이 들통났다. 당황한 탕 씨는 “서명을 할 수는 있는데 당신의 몸에 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대답했다. 샤오 씨는 끌려 나갔지만 샤오 씨의 친구들은 강당 내 학생들에게 탕 씨의 퍼시픽웨스턴대 학위 복사본을 나눠줬다.

소동 후 샤오 씨는 양쯔(揚子)만보와의 인터뷰에서 “학력 위조가 드러난 후에도 전혀 사과하지 않고 경박한 성공학을 선전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며 “그는 도덕적으로 대학에서 강연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