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후원자 에르메스의 기풍 오롯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지하 1층에 위치한 ‘프로므나드’ 박물관. 나무처럼 서 있는 기둥에 구멍을 파 창업자인 티에리 에르메스의 손자인 에밀 에르메스가 모은 각종 소장품을 전시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입구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를 지난달 29일 방문해 올봄 새로 나온 상품들을 살펴봤다. 에르메스코리아 본사가 있는 이 6층짜리 건물은 제품을 파는 매장(1, 2층)뿐만 아니라 갤러리(3층), 박물관과 북카페(지하 1층)까지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에르메스의 정신이 건물 곳곳에 어우러져 있다.
○ 구두, 스카프 하나면 봄의 여신
송아지 가죽 플랫폼 샌들.
푸른색과 노란색, 붉은색 등 20개가 넘는 화려한 색상이 어우러진 정사각형의 스카프 ‘자이언트 서머 트윌 랄브하이’에도 눈을 돌렸다. 에르메스는 스카프를 만들 때 색상 수만큼 일일이 실크스크린을 해 색을 낸다. 색상이 30개라면 30번 실크스크린을 한 것이다. 가벼운 실크 소재로 만든 이 스카프는 가로세로가 각각 140cm로 넓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카프로 몸의 앞뒤를 감싼 뒤 묶으면 원피스처럼 입을 수 있다. 스카프를 펼쳐 윗부분은 목 뒤로 매듭을 지어 묶고, 아랫부분은 허리 뒤에서 묶은 뒤 재킷을 받쳐 입으면 블라우스처럼 보인다. 재킷이나 카디건 안에 톱으로 받쳐 입을 수 있고, 목이나 허리 등에 감고 있다가 쌀쌀할 때 풀어서 숄처럼 둘러도 된다. 애나멜 뱅글과 함께 해도 예쁘다.
○ 갤러리, 박물관, 북카페 갖춰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는 에르메스가 파리, 뉴욕, 도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설립한 플래그십 스토어다. 황금색 유리 외벽에 지하 4층, 지상 6층으로 총면적은 7745m²(약 2346평)이다.
에르메스는 2000년 한국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에스메스 코리아 미술상’을 제정했다. 2006년부터 비디오아트 작가를 발굴해 이들의 작품을 전 세계에서 순회 상영하고,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공연을 후원하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는 전통을 중시하고 예술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에르메스의 정신이 잘 구현된 곳이다. 국내에서 이처럼 브랜드 가치를 치밀하게 구현한 해외 고급 브랜드 매장은 드물다. 그래서 에르메스 제품을 굳이 사지 않더라도 한 번쯤 들러 박물관을 둘러보거나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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