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구 KBO총재 인터뷰
2011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한국프로야구 과거 30년의 궤적과 향후 30년의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선수들 땀으로 이룬 프로야구 발전사
올림픽 금 … 세계 야구계의 ‘대사건’
구장 현대화 미래 위한 가장 큰 숙제
첨단구장 생기면 관중 800만도 가능
아시아 중심의 ‘월드시리즈’ 구상중
흑자 경영의 조건?구단의 구장 직영한국프로야구는 요즘 서른 잔치에 한창이다. 프로야구 출범의 주역들과 지난 30년을 아로새긴 뭇별들을 초대해 성대한 기념식을 치렀고, 대한민국의 심장부 서울광장 앞에선 기념사진전도 열고 있다. 아울러 잔치 분위기에 어울리게 새 식구도 맞이했다. 서른 잔칫상의 주무대인 2011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하루 앞둔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65) 총재를 만났다. 한국프로야구의 수장에게서 과거 30년의 궤적과 향후 30년의 비전을 직접 엿봤다.
“기본적으로 야구는 관중을 매혹시키는 매력을 지닌 종목이다. 또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경기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원천적으로 야구가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소다. 30년간 구단,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 언론, 모든 분들의 공이 컸는데 역시 일등공신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다.”
-지난 30년간 가장 영예로웠던 순간, 반대로 가장 위기였던 때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야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됐는데 마지막 올림픽에서 우승, 그것도 전승으로 우승한 사실은 한국야구사뿐 아니라 세계야구사에서도 톱10 안에 들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제2회 WBC 준우승과 광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을 봐도, 우리가 최정상은 아니어도 정상급의 야구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반면 프로경기의 흥행은 결국 국내경제, 세계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데 IMF 위기나 석유파동처럼 국가적 위기를 겪게 되면 국민도 위축되고, 야구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야구 자체, 우리 내부적으로는 과거 현대 위기나 심판 문제 같은 것들을 간과할 수 없다. 다행히 지금은 자체해결능력과 면역력이 생겼다고 본다. 다시는 내부 문제로 위기가 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새로운 30년, 나아가 한국프로야구의 백년대계를 위해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2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야구의 국제화, 국제교류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국제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구상은 있는가.
“일단 아시아에서 경쟁하는 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중국의 실력이 이른 시간 안에 향상되고, 호주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아시아·오세아니아에서 챔피언을 가리고, 그 다음에 미국과 중남미와 겨루는, 명실상부한 월드시리즈를 생각해볼 수 있다. 다행히 호주가 적극적이고, 중국도 야구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서울대와 함께 하는 베이스볼아카데미나 심판학교를 나온 분들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프로야구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저변확대가 중요하다. 유소년부터 사회인에 이르는 아마추어 야구의 활성화를 위한 KBO 차원의 과제 또는 전략은 무엇인가.
“땅값을 빼면 2만5000에서 3만 구장을 새로 지을 때 900억원에서 1000억원이 든다. 그러나 동호인 야구장은 10억 미만으로도 지을 수 있다. 희망적이고 바람직한 부분은 지자체들이 빈 땅들을 활용해 야구장을 지어주는 일들이 최근 상당히 늘었다. 또 하나는 강원도처럼 야구팀을 만들기 쉽지 않거나 야구팀이 없는 곳에 가서 퓨처스 경기를 치러 야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국적인 야구 호응과 새로운 팬층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프로야구가 사업적 측면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기, 흑자전환의 시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하는가.
정재우 기자 (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사진ㅣ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